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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동해안 [詩의 뜨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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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혁

노숙을 하던 파도가

발자국을 씻어준다

씻은 것들을 곱게 펴서

때 묻은 맨발에 신겨준다

들것이 도착한 다음에도 하얗게

하반신을 뽐내는 투신

출생지의 맞춤과는 달랐지만

앞코의 물광은 여전했다

햇살이 구경꾼을 비집고 한 번씩

새 신을 샀다고 한 번씩

밟아보잔다

-신작시집 ‘소피아 로렌의 시간’(문학과지성사)에서

◆ 기혁 시인 약력

△1979년 경남 진주 출생 △2010년 ‘시인세계’ 신인상 시 부문, 201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 등단 △시집 ‘모스크바예술극장의 기립 박수’ △김수영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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