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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TF기획-한국기업 '박항서 효과'中] 삼성전자·동아제약 베트남 광고모델 활용 '신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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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베트남 시장 내 QLED TV 판매 확대를 위해 박항서 감독을 모델로 활용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5월 QLED TV 론칭 행사에 참석한 박항서 감독. /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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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에 불기 시작한 '박항서 열풍'이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에도 후광 효과를 낳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베트남 축구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박항서 감독은 올해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준우승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강 신화'를 이룩하며 국민 영웅으로 부상한 데 이어 12월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결승에서도 말레이시아와 우승을 다퉈 절정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축구가 열리는 날이면 베트남 전역이 축제의 장으로 변하며 "박항세오"(박항서의 베트남식 발음)를 연호하는 베트남인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박항서 열풍'을 타고 어느 정도로 '박항서 효과'를 보고 있는지 살펴 본다.<편집자 주>

박항서 광고모델 삼성전자·동아제약·신한은행 '영웅 마케팅' 활발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베트남에서 국민 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감독은 현지에 진출한 국내 기업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인인 박항서 감독에 대한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어 한국 기업에 대한 시선 또한 달라졌다는 평가다. 물론 구체적인 매출 증대 효과를 당장 가늠하기는 어렵다. 다만 박항서 감독의 활약 덕에 베트남이 1년 내내 '용광로 분위기'다 보니 현지 진출 기업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는 게 기업인들의 중론이다. 이들은 내심 베트남 축구의 지속적인 선전을 기대하고 있다.

'쌀딩크'(쌀+히딩크)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은 15일(한국시간) 오후 9시 30분 베트남 하노이 미딘 국립경기장에서 말레이시아와 스즈키컵 결승 2차전을 벌인다. 앞서 베트남은 지난 11일 말레이시아와 같은 대회 결승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베트남이 결승 2차전에서 0-0이나 1-1로 비겨도 우승을 하는 유리한 상황이라 10년 만의 우승에 대한 베트남 국민들의 기대감이 한껏 부풀어 오른 상태다.

베트남 국민만큼이나 베트남 대표팀의 선전이 반가운 이들이 있다. 바로 베트남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다. 특히 박항서 감독을 광고 모델로 기용한 기업들은 신바람이 났다. 베트남 대표팀이 '동남아 월드컵'이라고 불리는 스즈키컵 우승컵까지 들어 올린다면 현지 내 박항서 감독의 주가가 더욱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항서 감독의 인기가 오를수록 광고 모델로서 박 감독의 가치는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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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내 박항서 감독의 인기가 높아지자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박항서 감독을 광고 모델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사진은 박항서 감독의 모습이 담긴 신한베트남은행 광고 포스터. /베트남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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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서 감독을 광고 모델로 선택한 대표적인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다. 회사는 지난 1995년 베트남 법인을 설립한 후 현지 시장에 TV·생활가전·휴대전화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일찍 시장을 공략한 터라 베트남 내 입지는 굉장히 탄탄한 상태다. TV와 휴대전화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박닌성 옌퐁·타이응웬성 옌빈 휴대전화, 호치민 가전 등 3곳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대규모 투자와 고용 창출이 이뤄지고 있는 데다 '박항서 마케팅' 등을 통해 삼성전자의 베트남 내 기업 이미지는 굉장히 좋다는 평가다.

박항서 감독이 광고 모델로 투입된 영역은 TV 사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부터 1년 동안 박항서 감독과 현지 광고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베트남 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감독의 좋은 이미지를 제품과 연결해 베트남 TV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QLED TV가 스포츠 경기를 더욱 실감 나게 즐기는 데 최적화된 제품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한 판단이기도 했다. 현재 삼성전자는 베트남 TV 시장에서 40%대 점유율로 1위 자리를 견고히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 외에도 박항서 감독을 모델로 기용해 이른바 '대박'을 낸 기업은 동아제약이다. 지난해 글로벌 사업팀을 신설해 해외 시장 진출을 준비한 동아제약은 지난 5월부터 수출에 돌입한 캔박카스의 성공을 위해 박항서 감독을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동아제약은 베트남 시장에 5월부터 지난 8월까지 4개월 동안 280만 캔을 수출하며 10억 원대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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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제약은 자양강장제 박카스와 발음이 비슷한 박항서 감독을 광고 모델로 기용해 지난 5월부터 베트남 시장을 공략했다. /동아제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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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동아제약은 박항서 감독과 광고 모델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 베트남 현지에서 박항서 감독의 모습이 담긴 캔박카스를 흔하게 볼 수 있는 상황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나머지 수출 물량은 현지에서 큰 호응을 얻으며 소진되고 있다"며 "박항서 감독을 모델로 하면서 박카스 브랜드 인지도 및 매출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박항서 감독과 대표팀 쯔엉 선수를 홍보대사로 선정, 이들을 활용한 응원 도구를 만들어 배포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현지 은행 고객 수가 20만 명 늘어나고 인터넷은행 고객 역시 12만4000명 수준에서 18만 명으로 급증하는 등 톡톡한 효과를 누렸다는 게 신한베트남은행의 설명이다. 회사는 이들의 국민적 인지도가 상승함에 따라 은행의 인지도 역시 함께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베트남 내 박항서 감독을 앞세운 '영웅 마케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걱정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스포츠 경기라는 특성상 결과에 따라 분위기가 완전히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박항서 감독이 지금은 영웅이지만, 스포츠팀의 감독이라는 게 결과가 나쁘게 변하면 한순간에 역적이 될 수도 있다"며 "실제로 이러한 점을 고려해 박항서 감독을 활용한 마케팅을 펼치는데 조심스러운 기업도 있다. 베트남 축구팀의 성적이 떨어진다고 한국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는 건 아니지만, 마케팅 효과 측면에서 박항서 감독이 계속 상승세를 타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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