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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캐나다, 트럼프 “화웨이 사태 개입” 발언에 ‘심기 불편’...中에 ‘강력 대응’ 요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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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 통신기술업체 화웨이의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 멍완저우 체포 사태에 "직접 개입할 수 있다"고 발언한 데 대해 캐나다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캐나다 국영방송 CBC는 13일(현지 시각) 익명의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멍완저우 체포에 개입할 수 있다고 발언한 후 캐나다와 트럼프 행정부의 관계는 새로운 불만 단계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캐나다는 미국의 요청으로 지난 1일 자국에 체류 중이던 멍 부회장을 체포했다. 멍 부회장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11일 보석금 1000만캐나다달러(약 85억원)을 내고 보석으로 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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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된 후 중국 정부에 의해 억류된 캐나다인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왼쪽)와 마이클 코프릭 국제위기그룹(ICG) 선임 고문. /C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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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는 멍 부회장의 체포에 정치적인 의도는 없다는 입장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중국은 멍 부회장의 체포 이후 돌연 캐나다인 2명을 잇따라 억류했다. 이들은 중국 안보를 위협하는 활동을 했다는 혐의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이는 멍 부회장 체포에 대한 중국의 보복 조치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이 와중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과 국가 안보를 위해 멍 부회장 체포 건에 "개입할 수 있다"고 공개 언급했다. CBC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공식적인) 송환 절차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며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이번 사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캐나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개입’ 발언에 공식적으로 항의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CBC는 14일 미국을 방문하는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외교장관이 이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전망했다. 프릴랜드 장관은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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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은 2018년 12월 11일 캐나다 대법원에서 보석을 허가받았다. /알자지라


아울러 캐나다 내에서는 자국민을 강제 억류한 중국에 강력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캐나다 야당인 보수당의 앤드루 시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중국의 조치에 ‘순진한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맹공했다.

시어 대표는 캐나다 정부가 중국에 더 강경한 대처를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경찰 당국의 독립적 조치를 통해 중국이 외국에 있는 캐나다인에 가하는 모든 영향에 대해 분명하게 규탄할 필요가 있다"며 "이 메시지는 중국 정부에 강한 목소리로, 명백하게 전달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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