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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중국 11월 소비⋅수출입⋅생산 모두 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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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의 11월 경제지표가 부진을 이어갔다. 중국이 경제성장의 버팀목으로 내세운 소비 증가율이 15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고, 산업생산 증가율도 1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둔화했다. 수입증가율도 2년여만에 최저 수준으로 부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4일 발표한 11월 경제지표 동향에 따르면 11월 소매판매의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8.1%로 전망치(8.8%)와 전달 수준(8.6%)을 모두 밑돌았다. 작년 11월의 10.2%보다는 2.1%포인트 둔화됐다. 중국의 월간 소매판매 증가율은 2003년 5월의 4.3% 이후 15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왔다.

중국이 세계 최대규모인 자동차와 휴대폰 시장의 판매량이 나란히 두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한 것도 소비 부진을 반영한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이날 내년 중국자동차 판매량이 2800만대로 제로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는 1990년 이후 28년만에 처음 연간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 확실시된다. 11월 통신기기와 문화⋅사무용품 소비도 각각 5.9%, 0.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부진은 산업생산 증가율 둔화로 이어졌다. 11월 연간 매출 2000만위안 이상 기업의 산업생산 증가율은 5.4%로 전망치와 전달 수준인 5.9%를 0.5%포인트 밑돌았다. 2008년 11월 이후 10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비 증가세 둔화는 수입 증가율 급감으로도 나타났다. 11월 수입액은 1826억7000만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3.0% 증가하는 데 그쳐 전망치인 14.0%와 10월 수입 증가율(21.4%)을 크게 밑돌았다. 특히 11월 수입 증가율은 2016년 10월 이후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조선일보

중국 광둥성의 티몰 슈퍼에 공급할 물건을 정리하는 물류센터/광둥=오광진 특파원


미중 무역전쟁속에서도 선전해온 중국의 수출도 11월엔 영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중국의 11월 수출액은 2274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보다 5.4% 증가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9.4%)와 전달 증가율(15.6%)을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지난 3월(-3.0%)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 우려로 미국에 대한 수출을 앞당겨 해온 탓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이 25%의 고율관세를 추가 부과하고 있는 500억달러어치의 중국산 품목의 경우 수출이 21% 감소한 게 무역전쟁 영향을 확인시켜준다.

고정자산투자는 올들어 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해 전망치(5.8%)와 전달까지의 증가율(5.7%)을 모두 웃돌았다. 중국의 투자 증가율은 1~8월 5.3%로 바닥을 찍은 뒤 3개월 연속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당국이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를 독려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중국의 11월 경제지표가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마오성융(毛盛勇) 국가통계국 대변인은 경제가 합리적인 구간에서 운용되고 전체적으로 평온을 유지한 안정속에 앞으로 나가는 발전 모멘텀이 있다고 자평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전날 새해 경제운용 방향을 논의한 정치국회의에서 "올들어 중국 경제가 건강한 발전을 지속하고 사회가 전체적으로 안정을 유지해 각종 거시 경제지표를 비교적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표명과는 달리 시장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14일 상하이종합지수는 1.53%, 창업판 지수는 2.82% 하락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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