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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노예법 반대”...헝가리 '年 400시간 초과근무 허용'에 반발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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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의회에서 연간 최대 400시간의 초과근무를 허용하는 법이 통과됐다. 야당은 "근로자를 노예로 만드는 법"이라며 비판했고, 수도 부다페스트 의회의사당 앞에서는 시민 2000여명이 모여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CNN에 따르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이끄는 피데스(Fidesz)당은 12일(현지 시각) 법정 초과근무 시간 한도를 연간 최대 250시간에서 400시간으로 늘리는 노동법 개정안을 헝가리 의회에서 통과시켰다. 이번 개정안에는 고용주가 단체협정이나 노동조합을 거치지 않고 노동자 개인과 근무시간을 협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과 초과근무 임금에 대한 지급 기한을 1년에서 3년으로 늘리는 내용도 포함됐다.

조선일보

중유럽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의회의사당 앞에서 12일(현지 시각)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유튜브 캡처


이번 노동법 개정안은 정부에서 발의해 의회에서 통과됐다. 헝가리 의회는 집권당인 피데스당이 의석의 3분의 2를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정부는 법안에 대해 "헝가리의 노동자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노동 유연성을 강화해 외국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오르반 총리도 "더 일해서 더 벌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을 위해 관료적인 규칙들을 없애야 한다"고 옹호했다.

헝가리 야당은 개정된 노동법을 ‘노예법’이라고 명명하고 즉각 강력한 반발에 나섰다. 착취적인 노동법은 노동자들의 건강을 해치고 가정을 파괴한다는 것이었다. 법안이 표결된 지난 12일 야당은 의회의사당 연단 점거를 시도했다. 의석이 없으니 몸으로라도 법안 통과를 막겠다는 것이었다.

한 야당 의원은 "우리 의원들은 거리로 나가 투쟁하면서 모든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도록 촉구할 것"이라며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이 법을 무효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극우정당인 조빅(Jobbik)당도 대통령 관저로 행진해 법안 거부권을 행사할 것을 촉구했다.

시민들도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였다. 2000여명의 시위대가 의회의사당까지 행진하며 "마피아 정부"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호각을 불며 "초과 근무를 늘리는 것에 반대한다", "임금을 올려달라" 등 주장을 했다.

[최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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