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취재파일] 美 워싱턴 '쥐와의 전쟁'…과연 승자는?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워싱턴 D.C.가 급증하는 쥐 퇴치를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워싱턴시는 쥐를 퇴치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시 당국은 기록적인 신고 전화를 받고 있습니다. 쥐 신고 건수는 지난 2017년 5,310건으로 전년도보다 50% 이상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만도 3천여 건에 이릅니다. 시내 일부 지역은 2014년에서 2017년 사이 최고 449%가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이제 한밤중 골목길에서 쥐들과 마주치는 일은 일상이 됐습니다. 한 아파트에서는 쥐가 화재경보기를 울려 주민들이 대피하기도 했습니다. 도심조차도 쥐 굴이 빌딩 앞 화단 등으로 네트워크화되어 있고 이런 곳에 쥐약을 뿌릴 경우 도망치는 쥐들이 불쑥불쑥 거리에 나타나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 보건당국은 쥐를 질식시키기 위해서 드라이아이스를 쥐구멍 입구에 뿌리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쥐들은 이런 시도에 이미 적응한 것 같습니다. 워싱턴은 미국에서 4번째로 쥐가 많은 도시입니다. 시카고가 4년째 1위이고 로스앤젤레스와 뉴욕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워싱턴 시내에서 발견되는 쥐는 노르웨이 쥐(Norway rat)로 전 세계적으로 인간이 사는 거의 모든 곳에 서식합니다. 수컷이 무리를 이끄는데, 그 수는 200마리에 이르기도 합니다. 또 병원균이 많기 때문에 렙토스피라증, 큐열 등 질병 전파의 매개가 됩니다.

시 보건당국은 온화한 겨울과 시 인구 증가의 영향으로 쥐 개체 수가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 자란 암컷 쥐는 한 달에 1번 10마리 정도의 새끼를 낳는데 온화한 겨울 덕분에 쥐의 번식이 일 년 내내 가능하게 됐습니다. 반면 추운 날씨는 음식 공급을 줄이기 때문에 쥐들의 번식을 제한합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워싱턴에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인구가 7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버몬트주와 와이오밍주보다도 많은 인구입니다. 동시에 시내 레스토랑과 바, 커피숍은 2년 새 25%가 늘었습니다. 인구 상승은 레스토랑 증가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쓰레기가 늘어나 결국 쥐들의 먹이가 많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에다 워싱턴의 많은 녹지공간은 야생 동물들의 서식에 완벽한 조건입니다.

워싱턴의 쥐와의 전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이미 1999년 전국의 전문가들을 모아 쥐 박멸 대책을 논의하는 '쥐 회담'을 가졌습니다. 이에 앞서 1967년에는 쥐가 발전소 송전선을 갉아 먹어 워싱턴 3분의 1이 한 시간 동안 정전이 되기도 했습니다.

SBS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재 시 당국은 쥐 퇴치와 관련 인력 충원을 위해서 90만 달러를 배정했습니다. 또한 쥐의 접근을 막을 수 있는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음식점에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설치류 학자들은 현재 쥐 퇴치 운동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쥐들이 쓰레기통에서 밤새 활동을 하는 만큼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모든 쓰레기통을 밤에 비워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야간 인력을 충원해야 하고 소음 문제도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수행하기 어렵습니다.

전문가들은 드라이아이스가 굴속에 있는 쥐들을 질식시키기 때문에 가정집에서 안전하게 할 수 있는 퇴치법이라고 조언합니다. 또 물과 10%의 표백제를 넣은 스프레이를 쓰레기통에 뿌리는 것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런 방법이 효과를 보려면 이웃들도 동참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열 채의 집이 깨끗하게 집주변을 관리하더라도 한 집이 게으르면 모두가 고통을 받기 때문입니다.

▶[제보하기] 모든 순간이 뉴스가 됩니다
▶[끝까지 판다] 뿌리 깊은 사학 비리
※ ⓒ SBS & SBS Digital News Lab. : 무단복제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