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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노후 열수송관 교체·보강 수개월 걸려…수도권 주민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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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난방공사 재발방지책 불구 비슷한 사고 잇따라

사고난 백석역 ‘같은 공법’ 443개 지점 중 80%가 수도권에 몰려

고양 구간 10%가 기대수명 ‘0년’…황창화 사장 “원인 정밀분석”



경향신문

사과 황창화 사장을 비롯한 한국지역난방공사 임직원들이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열수송관 긴급점검 결과 브리핑을 마친 뒤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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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역난방공사가 지난 4일 경기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발생한 열수송관 파열 사고에 대해 13일 재발방지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문제가 있는 지역에 대한 교체·보강 공사가 완료되기까지는 앞으로 수개월이 걸릴 예정이다. 게다가 백석역 사고 이후에도 서울 목동, 경기 안산 등에서 비슷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언제 어디서 사고가 날지 알 수 없는 상황에 시민들은 불안하다.

이날 지역난방공사는 백석역 사고 원인에 대해 “1991년 매설된 열수송관의 연결구간 용접부 덮개가 파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2002년 이전에 사용된 초기 공법(온수예열공법)에서는 연결구간 용접부에 57㎝x54㎝ 크기의 사각형 덮개를 붙여놓는데, 내구성이 떨어지면서 덮개로 씌워놨던 부분이 떨어져나갔다는 것이다. 황창화 지역난방공사 사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시공 당시에 용접이 부실했는지, 지반침하 등으로 배관의 비틀림이 일어났는지 등은 정밀분석을 해야 한다”며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시험분석용 조각과 배관을 회수해 간 상태”라고 말했다.

공사에 따르면 같은 공법으로 2002년 이전에 설치된 총 443개 지점에 연결구간 용접부가 있으며, 이 중 약 80%가 수도권에 몰려 있다. 공사는 내년 3월 말까지 443개 지점을 모두 보강 또는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사고 9일 만에 공사가 대책을 내놓긴 했지만 ‘뒷북 대응’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백석역 인근 열수송관이 수명을 다한 위험구간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미리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향신문

공사는 지난달 고양시 전체 열수송관을 대상으로 보온재 손상이나 보수 이력, 인근 고압케이블에 의한 부식 등 수명을 저감하는 요인을 반영한 ‘기대여명’을 평가하는 위험 현황도 조사를 했다. 그 결과 고양지역 총 1220개 구간, 341㎞ 열수송관의 약 10%에 달하는 127개 구간, 34.1㎞가 앞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대여명이 ‘0년’이 안되는 위험등급 1등급으로 분류됐다. 백석역 인근 열수송관 역시 기대수명(40년)보다 7년을 더 사용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보강·교체 공사를 했다면 막을 수 있는 인재였던 셈이다.

황 사장은 “현장 상황과 위험도가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있다”며 “전문가와 협의해 보다 정밀한 위험등급 구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야당에선 주로 정치권에서 활동해온 황 사장이 전문성이 부족한 ‘낙하산’ 인사라며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연세대 토목공학과 출신인 황 사장은 국회의원 보좌관, 국회도서관장 등을 거쳐 올 10월 공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에 대해 황 사장은 “저는 사실 기술자 출신”이라며 “열관리, 냉동, 고압가스 등에 대한 기술자격도 소지하고 있고, 실제 현장에서 4년 남짓 근무 경력도 있어 아주 맹탕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공사는 백석역 사고로 인한 사망자 1명을 포함한 56건의 인명피해와 74건의 재산피해를 접수해 보상 협의를 진행 중이다. 사고로 인한 열공급 중단에 대해선 기본요금 1개월분을 감면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사는 정밀진단 결과를 토대로 내년 1월 말까지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주영 기자 young78@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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