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검찰·금감원 직원 사칭 전화 당황하지 말고 전화 끊어라"
보이스피싱 피해(CG) |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강원 춘천에 사는 A(63)씨는 얼마 전 스마트폰에 앱 설치를 유도하는 신종 수법의 보이스피싱에 1억4천만원을 편취당하는 피해를 봤다.
경찰 고위직을 사칭하는 수법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을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앱을 설치하도록 해 모든 금융 자산을 빼가는 수법에 A씨는 눈앞에서 거액을 잃었다.
A씨가 당한 보이스피싱 피해는 지난 6일 '서울경찰청 최○○ 과장'을 사칭하는 한 통의 전화에서 시작됐다.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A씨의 개인정보가 유출됐으니 수사가 필요하다"고 한 뒤 여러 곳의 은행 계좌에 있던 돈을 한 곳으로 이체해 두라고 일렀다.
당황한 A씨는 자신이 보유한 금융 자산 1억4천만원을 한 계좌에 모두 이체했다.
이어 A씨는 이 은행 계좌의 비밀번호와 보안카드 번호(OTP) 등의 금융 정보까지 전화기 너머의 목소리 주인공에게 알려주고 말았다.
A씨의 금융 정보를 입수한 목소리는 스마트폰 플레이 스토어에서 특정 앱을 설치하라고 A씨에게 요구했고, A씨는 그대로 따랐다.
이 앱은 상대방이 A씨의 휴대전화를 원격제어할 수 있는 악성 프로그램이었지만, A씨는 1억4천만원이 빠져나간 뒤에 이 사실을 알게 됐다.
횡성에 사는 B(67)씨도 지난 8월 A씨와 유사한 수법의 보이스피싱으로 1억2천만원을 편취당했다.
"서울중앙지검입니다"…보이스피싱(CG) |
13일 강원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도내 보이스피싱 피해는 929건으로 102억원의 피해가 났다.
수법별로는 기관사칭형 152건, 대출사기형 777건이다. 피해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사건도 4건이나 발생했다.
연령별로는 40∼50대가 576명으로 가장 많고, 30대 이하 250명, 60대 이상 103명 등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기관을 사칭해 피해자의 스마트폰에 앱 설치를 유도하는 수법의 보이스피싱이 잇따르고 있다"며 "개인정보 유출, 범죄사건 연루 등과 관련해 앱 설치를 유도하거나 각종 금융 정보 입력을 요구하는 것은 100% 보이스피싱이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경찰, 검찰, 금감원 직원이라는 전화를 받으면 당황하지 말고 소속, 직위 및 이름을 확인한 뒤 전화를 끊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신고해 달라"고 덧붙였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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