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3 (월)

아라가야 산업단지에서 확인된 11m 터널형 오름가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아라가야 시대 토기산업단지라 할 수 있는 경남 함안 법수면 우거리에서 확인된 토기가마. 길이가 11m에 달한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아라가야 시대 토기산업단지로 추정되는 경남 함안 법수면에서 길이 11m에 달하는 대형가마터와 토기 폐기장에 확인됐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13일 아라가야 토기생산거점으로 알려진 법수면 우거리 일대를 발굴한 결과 길이 약 11m, 최대 너비 2.5m, 잔존 깊이 1.1m인 계단식 등요(登窯·경사지에 터널형으로 축조한 오름가마) 유적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11m짜리 토기가마. 계단이 있는 등요다. 이곳에서는 주로 큰 항아리(대호)를 구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함안 법수면은 2004년 창원대박물관 지표조사 결과 4세기 후반~5세기 초반 사이에 축조한 토기 가마터 13곳이 집중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해 국립김해박물관이 가마터 한 곳을 발굴해 가마 3기를 확인한 바 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14년만에 진행된 이번 조사에서 토기를 두는 소성부(燒成部)와 연기가 빠져나가는 연도부(煙道部) 사이에 낮은 계단이 있는 등요를 발견했다.

경향신문

가마터와 함께 발견된 토기폐기장. 잘못 구운 토기를 버린 곳으로 추정된다.|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강동석 연구소 학예실장은 ”14년전 확인한 가마터는 길이가 7m 이하였지만 이번에 확인한 가마는 11m에 달한다“면서 “형태도 이전 가마는 계단이 없는 등요였으나, 이번에는 계단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강동석 실장은 “이 가마는 큰 항아리(大壺)를 주로 구운 가마로 추정된다”면서 “경남 김해와 창녕에서도 가야 가마터가 나왔지만 우거리 가마보다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가마와 폐기장에서는 승석문단경호(繩蓆文短頸壺·삿자리무늬 짧은목항아리)가 주로 출토됐다.

경향신문

토기폐기장에서 확인된 굽다리 접시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노형기대(爐形器臺·화로형 그릇받침)·통형고배(筒形高杯·원통형 굽다리접시)도 소량 출토됐다. 강동석 실장은 “이것은 대부분 함안을 중심으로 영남 지역에 넓게 분포하는 고식(古式) 도질토기(陶質土器)”라고 설명했다. 고식도질토기는 1천도 이상 온도를 유지하는 가마에서 구운 단단한 토기로, 보통 신라와 가야 초기 단계 토기를 가리킨다. 이 우거리 유적은 아라가야 왕궁터에서 북서쪽으로 약 5㎞ 거리에 있다. 강동석 실장은 “이곳은 아라가야 토기 산업단지로 볼 수 있다”면서 “이곳에서 토기를 대량 생산해 각지로 유통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기환 선임기자 lkh@kyunghyang.com

▶ 경향신문 SNS [트위터] [페이스북]
[인기 무료만화 보기]
[카카오 친구맺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