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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가파른 절벽에 사는 분홍장구채…DMZ에 숨어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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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DMZ 일원에서 확인된 멸종위기 야생화 분홍장구채가 절벽에 피어난 모습. | 국립생태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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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 꽃대가 장구를 두드리는 장구채를 닮은 식물들이 있다. 이중 분홍장구채는 가파른 절벽의 바위틈에서만 자란다. 예전에는 강원도 영월에서부터 압록강까지 추운 지방에 널리 분포하던 식물인데 최근 급격히 사라졌다. 분홍색 꽃이 아름답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마구 캐가면서 멸종위기에 처한 것이다. 환경부는 이 식물을 2012년부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현재는 강원도 철원, 홍천, 영월과 경기도 연천 및 포천 일대에만 드물게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생생물의 보고로 알려진 비무장지대(DMZ)에서 분홍장구채가 최근 100개체 넘게 발견됐다.

환경부 국립생태원은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DMZ 생태계 조사를 하던 중 강원 철원군 용양보 일대에서 분홍장구채 105개체가 살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장구채들은 민간인이 들어설 수 없는 군부대 주변의 높이 5m, 폭 150m의 암벽에서 발견됐다.

분홍장구채가 발견된 용양보는 일제 강점기에 농경지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든 저수지인데, 6·25전쟁이 끝난 뒤 민간인 통제구역이 되면서 사람들의 발길이 끊겼다. 그 사이 저수지는 자연적인 습지형 호수로 바뀌었다. 국립생태원은 용양보 일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도록 환경부에 건의하고, 관할 지자체와 분홍장구채 서식지 보호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립생태원에 따르면 DMZ 일대에는 멸종위기에 처한 101종의 생물을 포함해 야생생물 5929종이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목 국립생태원장은 “멸종위기종의 중요한 서식처인 DMZ에 대해 지속적으로 자연환경을 조사해 체계적인 보전대책 수립을 위한 생태 자료를 확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분홍장구채

석죽과에 속하는 분홍장구채는 한국과 북한, 중국에만 사는 북방계 식물이다. 한국에선 강원도 일부지역에만 드물게 분포한다. 여러해살이풀이며, 비스듬히 누워서 자란다. 잎은 밑부분이 좁아지는 달걀모양이다. 길이는 1~4㎝, 폭은 4~16㎜ 정도이다. 전체에 털이 나있다. 꽃은 10~11월경에 꽃잎이 5개로 두갈래 나뉘어 분홍색으로 핀다. 가파른 절벽의 바위틈에서 사는데 관상가치가 높아서 불법채취, 서식지 훼손 등으로 사라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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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장구채가 DMZ 일원에서 여럿 확인됐다. | 국립생태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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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도로를 내기 위해 절개한 암벽지대에 많은 분홍장구채가 살고 있었다. | 국립생태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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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장구채는 가파른 절벽에 산다. | 국립생태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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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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