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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부산 유일한 동물원 더파크, ‘닭갈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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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계륵’ 신세로

2014년 개장 뒤 폐업·재운영 삐걱

관람객 예상의 10% 불과 ‘재정난’

시, 2020년 4월 동물원 매입 추진

추가 투자비 등 최대 1000억 ‘부담’

시민들 “시 직영 해서라도 살려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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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유일의 동물원인데 문을 닫으면 안 되지요.”

지난 10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초읍동 어린이대공원 안의 ‘더파크’ 동물원을 아이와 둘러보고 나온 주부 한아무개(35·부산 강서구 신호동)씨는 동물원이 재정난을 겪고 있다고 하자 “부산시가 직영을 해서라도 동물원을 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께 동물원을 관람한 주부 이아무개(37·부산 강서구 신호동)씨도 “동물원을 살릴 수만 있다면 재정이 들어가도 좋다고 생각한다”고 맞장구를 쳤다.

더파크 동물원은 부산 유일의 동물원이다. 부산에 두 개의 동물원이 있었지만 2000년대 초반 둘 다 문을 닫자 부산시가 대표 동물원 하나는 있어야 한다며 머리를 짜낸 것이 더파크다. 애초 부산시는 직영 동물원을 설립하려고 부산발전연구원에 용역을 맡겼으나 사업비가 1200억원이 소요된다는 보고서가 나오자 직영을 포기하고 2004년 11월 민간사업자 ㈜더파크를 지정하면서 사업승인(실시계획)을 했다.

2006년 3월 착공에 들어갔지만 2010년 6월 시공사인 한일건설이 워크아웃(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가 공사가 중단됐다. 부산시가 구원투수로 나섰다. 부산시는 2012년 9월 부산의 향토건설사인 삼정기업을 시공사로 끌어들여 시행사 더파크와 3자 협약을 체결했다. 삼정기업이 시공사로 참여하고 시행사가 부산시에 동물원 매수를 청구하면 부산시가 500억원에 사들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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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추진 10년 만인 2014년 4월 시유지를 포함해 8만5334㎡에 123종 1200마리의 동물이 있는 부산 유일의 동물원이 개장했다. 첫해는 8개월 동안 48만명을 유치하며 그럭저럭 수지를 맞췄으나 이듬해부터 지난해까지 입장객이 각각 31만~34만명에 그쳤다. 시행사가 애초 예상했던 300만명의 10%다. 올해 처음으로 50만명을 넘었으나 무료 또는 대폭 할인 이벤트를 벌여 실속이 없다. 이렇다보니 해마다 평균 20억원의 운영비 적자가 발생해 누적적자가 공사비를 포함해 300억원대에 이르렀다.

결국 시행사는 2015년 7월 폐업했다. 협약에 따라 시행사의 자금을 관리하는 KB부동산신탁이 부산시에 동물원 매입을 청구했는데 부산시는 매입자금 500억원 부담에 매입을 거부했다. 결국 2017년 3월 부산시는 삼정기업과 “2020년 4월까지 삼정기업이 동물원을 연장 운영한다”고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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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2020년 4월까지 동물원을 인수하기 위해 내년도 본예산에 감정평가비 1억여원을 편성하고 시의회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500억원의 인수 자금이 부담이다. 또 검토 결과 동물원 인수 뒤 운영하는 데도 470억원의 추가 시설 투자가 필요하다고 나왔다. 부산시가 동물원을 정상화하려면 1천억원이 필요한 셈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인수 뒤 운영방안은 전문가와 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들어서 결정할 것 같다. 시민 편익을 위해 필요하다면 재정 투자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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