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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지하 속 北 GP 검증···'아덴만 작전' 특수카메라 동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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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실시된 북측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 철수 검증 작업은 청와대와 국방부에 생생한 영상으로 실시간 중계됐다. 2011년 1월 ‘아덴만의 여명 작전’에 사용된 무선영상전송 시스템인 ‘카이샷(KAISHOT)’ 덕분이다. 군 당국은 이번 검증 작업을 앞두고 이 장비를 다시 동원했다. 지하 갱도로 이뤄진 북한 GP를 남측 인원이 처음 들어가 검증하는 만큼 특수 작전에 버금가는 준비를 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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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남측 군 관계자들이 북측 GP를 검증하는 모습. 정면에서 걸어오는 국군 장병의 방탄모 오른쪽에 카이샷이 부착돼있다. [국방부 제공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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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소식통은 이날 “오전에 남측이 북측 GP를 검증하는 장면을 생중계로 보고 지시를 내리는 등 현장과 원활하게 소통했다”며 “카이샷을 갖고 간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카이샷은 2011년 1월 아덴만 여명작전에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이 사용해 유명해졌다. 당시 특수전전단 요원들은 삼호주얼리호에 진입하면서 헬멧과 저격용 총에 카메라처럼 보이는 이 장비를 부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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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아덴만의 여명' 작전 때 해군 특수전전단 요원의 모습. 헬멧 위에 카이샷을 부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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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검증 작업에서 카이샷을 부착한 남측 검증단은 청와대 지하벙커(국가위기관리센터)와 국방부에 북한 GP 파괴 상황을 그대로 전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 등 군 지휘부는 해당 영상을 청와대와 공유하면서 실시간 상황을 보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후 북측 검증단이 남측 GP를 살펴보는 장면을 실시간으로 지켜보면서 현장에 추가 지시 사항을 전달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문 대통령에게 “북한 GP 11개소에 대한 현장 검증결과는 세밀한 정보분석을 통해 향후 비무장지대내 나머지 GP철수시에 참고자료로 활용토록 하겠다”고 보고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 GP 시설 대부분이 주로 지하에 형성돼있다 보니 검증이 더욱 철저하게 진행돼야 했다”며 “현장에서 미처 챙기지 못한 부분들을 점검했다”고 설명했다.

아덴만의 여명 작전에서도 카이샷으로 찍은 영상은 현장 사령부 역할을 한 최영함, 한국의 해군작전사령부,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로 전송됐다. 카이샷을 통해 빠른 상황 판단 등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2010년 서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도 경찰청 헬기에 부착돼 각국 정상의 동선 파악 등 경호 작전에 쓰였다. 이런 빼어난 작전 활용성을 눈여겨본 북한 공작원이 2014년 카이샷의 제작 기술을 빼돌리다가 검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군 당국은 이번 검증 작업에 카이샷 외에도 지하투과레이더(GPR·Ground Penetrating Radar)와 내시경 카메라 등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폭파된 북측 GP의 지하부가 매몰돼있어 진입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GPR이 고주파 신호를 지하로 쏴 내부 구조물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면 내시경 카메라가 구멍을 뚫고 들어가 영상을 찍는 방식이다. 군 관계자는 “북측 GP의 지하 연결통로 및 입구 차단벽 등 지하시설 파괴 상태를 확인한 결과 현재까지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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