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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중국 내주 중앙경제공작회의..."새해 성장률 목표치 6%로 내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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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내주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회의를 소집했으며 그 시기는 40년전 중국 개혁개방을 선언한 11기 3중전회(11기 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 개막 40주년이 되는 18일 이전이 될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

공산당 정치국원 이상의 핵심 지도부와 각 부처 부장(장관), 31개 성·직할시 지도자 등이 참여하는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매년말 새해 경제 정책방향을 조율하기 위해 열리지만 올해는 특별하다. SCMP는 새로운 갈림길에 선 중국의 중요한 순간에 열리는 회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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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10월 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의 1인 권력체제를 강화했다. 시 주석를 정점으로 한 중국 지도부가 내주 베이징에서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열고 향후 40년의 개혁개방 방향과 미중 관계 개선을 위한 대외 정책의 방향을 논의할 것을로 알려졌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이번 회의는 중국 개혁 개방 선언 40주년 기념일인 18일과 연계돼 향후 중장기 개혁개방 방향까지 내놓을 것으로 점쳐진다.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인 가운데 열린다는 점도 주목된다. 미국과 중국이 지난 1일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하면서 90일간 협상하기로 한 의제 관련 정책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양국은 중국의 강제적인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보호, 비관세장벽, 사이버 침입·절도 등을 협의하고 중국의 미국산 농업, 에너지, 산업 및 기타 제품 구매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내년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은데다 개혁개방을 확대할 여지를 키우는 차원에서 새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6%로 올해보다 0.5%포인트 정도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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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세⋅민영기업 지원 초점 맞춘 경기부양 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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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중국 경제 성장률은 올해보다 더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해 성장률은 국제통화기금(IMF)등이 작년보다 0.3%포인트 둔화된 6.6%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텐안먼(天安門)사태 충격이 가시지 않던 1990년(3.8%)이후 최저 수준이다. IMF와 중국 사회과학원 등 중국 안팎 주요 기관들은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이 이보다 낮은 6~6.5%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경제성장 속도의 둔화에 맞춰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도 하향조정 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해 중국 경제사 6.2%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본 골드만삭스는 성장률 목표치가 올해 6.5% 안팎에서 6~6.5%로 하향조정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징둥금융의 선젠광 수석이코노미스트도 "중국 정부의 새해 성장률 목표치가 6%로 떨어질 것"이라며 "구조개혁과 외부리스크에 대응할 공간을 키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리스 팡 ING 이코노미스트는 "4조위안에 이르는 경기부양조치가 나올 것"이라며 "감세와 지방정부의 특별채권 발행 확대 등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 중국의 4조위안 경기부양책과 규모는 비슷하지만 당시 은행 대출 위주로 이뤄진 것과는 달리 구조 개혁과 재정부양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설명이다. 노무라 루팅 이코노미스트 역시 "부채를 늘릴 공간이 크지 않아 과거식의 경기부양책이 반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헬렌 차오 BOA메릴린치 이코노미스트도 "중국이 새해 더 낮은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고 재정적자를 더 확대할 것"으로 예상했다.

새해 금리인하를 포함한 통화정책의 완화 방향성이 어느 정도 뚜렷히 드러날지도 관심이다. 중국은 기업의 자금난 때문에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와 은행간 자금시장 금리 인하 등으로 통화정책을 완화해왔다. 중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놓고 "공격적인 부양조치가 필요하다"(중신증권 싱예은행)는 찬성론과 "자산버블, 인플레를 키우고 자본유출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노무라)는 반대론이 맞서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지난 3월 이후 처음으로 11월에 달러 대비 강세를 보이면서 위안화 절하 우려 없이 금리를 낮출 공간이 커졌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이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재정’이라는 표현은 유지하겠지만 통화정책을 수식하는 ‘온건한 중성’을 어떤 식으로 바꿀 지 주목된다.

♢ 미중 관계 개선 위한 개방 패키지 나오나

중국이 개혁개방을 선언한 11기 3중전회 개막을 이틀 앞둔 1978년 12월 16일 미국과 중국은 1979년 1월부터 수교한다고 발표했다. 개혁개방을 위한 안정적인 대외환경 조성에 큰 초석이 마련됐던 것이다.

새로운 40년의 개혁개방을 앞둔 중국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외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중앙경제공작회의는 미중 관계 개선에 도움을 줄 종합적인 개혁개방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리스 팡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회의가) 중국의 개혁개방 의지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을 앞두고 단편적인 개방 조치들이 제시되기는 했지만 큰폭의 관세인하와 시장진입장벽 완화 등을 포함한 종합적인 큰 발표가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 수입관세율을 40%에서 15%로 낮추고 미국산 대두 구매를 확대할 것이라는 얘기들이 흘러나오지만 미국만을 겨냥하지 않고 개혁개방을 확대하는 제스처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은 그동안 새로운 개혁개방 조치들이 자체 필요에 따른 일정에 맞춰 나오는 것이지 미국의 압박에 의한 게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해왔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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