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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유럽 진보 인사들 “증세로 더 공정한 유럽을” 민주화 선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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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케티 등 50여명 참여…이민·경제적 불평등 해소 촉구

유럽의 진보적 인사들이 보다 공정한 유럽을 만들기 위해 한목소리를 냈다. <21세기 자본>을 쓴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 등 유럽의 경제·역사학자와 정치인 50여명은 경제 불평등과 기후변화, 이민 문제 등 유럽이 직면한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방안을 담은 ‘유럽 민주화를 위한 선언’을 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선언문은 이날 영국 가디언, 프랑스 르몽드, 독일 슈피겔 등 유럽 주요 언론에 실렸다.

선언문의 핵심은 유럽연합(EU) 회원국이 다국적기업과 고소득자, 온실가스 배출기업 등을 상대로 더 많은 세금을 걷어 연간 최대 8000억유로(약 1030조원)의 재원을 마련하고 이를 기후변화, 이민, 경제적 불평등 해소에 사용하는 것이다. 이는 EU 국내총생산(GDP)의 약 4%에 달하며 현재 예산의 4배에 해당하는 액수다. 재원 마련책으론 기업 이윤에 대한 15% 추가 과세, 10만유로 이상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100만유로 이상 재산 보유자에 대한 부유세 부과, 탄소배출에 대한 과세 등 4가지 방안이 제안됐다. 또 이를 관리하기 위해 강력한 권한을 지닌 새로운 유럽의회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이들은 브렉시트, 반EU 정부 출범 등을 언급, “오늘날 유럽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지 않고 그저 일탈이나 추가적인 붕괴를 기다릴 수는 없다”며 빠른 변화를 촉구했다.

선언문에는 피케티 외에 스페인 좌파정당 포데모스의 파블로 이글레시아스 대표, 마시모 달레마 이탈리아 전 총리 등이 이름을 올렸다.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리더 국가들은 공동의 경제정책 마련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족족 물거품이 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EU의 디지털세 도입, 법인세 조정 등을 위한 대화를 제안했으나 파트너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연정이 흔들리는 등 혼란을 겪으며 교착 상태에 빠졌다.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럽의회 의원인 영국 노동당 소속 리처드 코빗 의원은 이들 제안이 “현존하는 EU 예산과 직접 선출한 의회를 이용하는 대신 ‘잡종 의회’가 기존의 4배 규모 예산에 대해 독자적 결정을 하도록 한다”며 실천 가능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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