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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하루키표 소설’의 시작, 25년만에 재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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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고금평 기자] [무라카미 하루키 ‘태엽 감는 새 연대기’ 완전판으로 재출간…현실과 환상의 경계에서 읽는 치유]

머니투데이

해를 걸러 한 부씩 만나야 했던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태엽 감는 새 연대기’가 25년 만에 완전판으로 재출간됐다. 청춘의 상실과 성숙의 고통을 어루만지던 ‘하루키표’ 소설의 시작이라도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작품은 집에 이상한 전화가 걸려온 이후 아내가 자취를 감추자 남편 오카다 도오루가 아내를 찾는 과정에서 만나는 인물들을 통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만행과 과오, 역사에 손상된 이들의 고통 등을 세세하게 파헤친다.

생생한 실제 역사를 들춰 과거 폭력과 맞서고 이를 통해 상처를 치유하는 기록이라는 점에서 하루키 사실주의의 본질을 읽을 수 있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모험엔 ‘마술적 리얼리즘’의 일단도 살펴볼 수 있다.

하루키는 이 작품의 미국 출간을 계기로 내용의 상당 부분을 직접 다듬어 문고판에 반영했다. 민음사 측은 “소설 인물들이 하루키 의도대로 그려졌다는 점에서 스타일이 훨씬 더 날렵해졌다”고 말했다.

일본에서 227만부(2002년 기준)가 팔린 소설은 현재 35개 언어로 번역되는 등 해외에서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하루키는 지난 2004년 ‘파리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이 세상이 얼마나 이상한 곳인지 정직한 관찰자로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태엽 감는 새 연대기’는 작가 말의 증거다.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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