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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민주당 공약인데…장제원이 경부선 35억 예산 ‘찜’,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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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BAR_송경화의 올망졸망

민주당 ‘부산 1호 공약’ 경부선 지하화 예산

한국당에 PK 지지율 역전되자 “확보에 사활”

예결소위 유일한 부산 의원 장제원에게 ‘읍소’

장제원, 마중물 예산 확보되자 3분 만에 ‘찜’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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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은 가결됐음을 선포합니다.(탕탕탕)”

지난 8일 새벽 4시30분, 문희상 국회의장이 내년도 예산안 가결을 선포하자마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장제원 의원은 기다렸다는 듯 페이스북에 긴 글을 올렸다. 3분 만인 4시33분에 올린 글은 “제가 노력한 가장 보람된 예산은 ‘부산 경부선 철로 지하화’ 예산이다”로 시작했다. 장 의원은 “약관 40세에 저를 의원으로 선출해주시고 이만큼 성장시켜주신 부산시민들께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며 “이 예산을 극적으로 반영하는 데 결정적 도움을 주신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님께 한없이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이 언급한 것은 ‘경부선 철로 지하화’ 사업의 타당성 용역을 실시하는 예산(총 35억원)이다. 올해 부산이 확보한 국비(6조2686억원)에서 미미한 비중을 차지하지만, 더불어민주당 부산 지역 의원들이 이번에 “사활을 걸었다”고 표현하던 예산이다. 오거돈 부산시장이 후보 시절이던 지난 5월30일, 같은 당 소속 부산 지역 민주당 구청장 후보들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철도를 지하화하고 기존 철로에 생태공원을 짓겠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한 ‘민주당 1호 공약’ 예산이기 때문이다. 일단 사업이 시작되면 총 1조5000억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다. 여기에 최근 민주당의 부산 지지율이 한국당에 역전된 상황도 “사활”에 영향을 끼쳤다. 예산 심사가 한창일 때 민주당의 한 부산 의원은 “최근 지지율 하락을 회복하기 위해서 ‘경부선 철로 지하화’ 예산은 꼭 따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의 ‘부산 1호’ 예산이지만,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는 반대했다. 관련 상임위에서도 예산은 들어가지 못했다. 마지막 남은 단계는 딱 하나, 예결특위였다. 그런데 16명으로 구성된 예결특위 소위 위원 가운데 부산을 지역구로 둔 위원은 한국당의 장제원 의원이 유일했다. 부산의 18개 지역구 가운데 6개는 민주당이 확보했지만 민주당 부산 의원 중에서 소위에 들어간 의원이 없었다. 예결특위 소위에서는 결론을 내리지 못했고 안건은 ‘비공개’로 진행되는 이른바 ‘소소위’로 넘어갔다. 예결특위 위원장과 예결특위 간사들이 속기록 없이 협의하는 단계인데, 장제원 의원은 예결특위 간사여서 ‘소소위’에도 참여했다.

이에 민주당 부산 의원들은 조정식 예결특위 민주당 간사나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 의장을 끊임없이 ‘공략’하는 동시에 다른 당 소속이지만 같은 부산 지역인 장 의원에게 ‘읍소’ 작업도 병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민주당 의원은 “장 의원을 직접 만나 ‘경부선 지하화’ 예산 확보를 설득했다”며 “민주당 대표 공약이지만 예산이 확보되기만 한다면 모든 공을 장 의원에게 돌리겠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다른 관계자는 “너무 ‘민주당 브랜드 사업’임을 앞세우면 장 의원의 협조가 쉽지 않을 것 같아서 물밑 노력에 집중했다”며 “장 의원의 지역구도 해당 사업으로 혜택을 보는 점도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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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이 ‘경부선 철로 지하화’ 사업의 ‘마중물’ 예산 35억원이 소소위 막판에 확보됐고, 장 의원은 예산안이 통과되자마자 자신에게 스스로 공을 돌리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 브랜드’ 사업에 ‘한국당 성과’를 얹으려는 시도이자, 최근 상승하는 한국당의 피케이(PK) 지지율에 더 불을 붙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장 의원은 9일 오후에도 “정부의 난색으로 확보가 불가능해 보였던 ‘경부선 철로 지하화’ 타당성 용역비를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께서 직접 나서 ‘부산을 위한 당의 중점 지원 사업’이라며 정부를 막판까지 설득하며 확보했다”고 글을 올리며 재차 ‘찜’ 작업에 나섰다. 예산안 통과 3분 만에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장 의원의 ‘선제공격’에 민주당 의원들은 아직 조용한 상황이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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