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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1인당 소득 3만弗 시대… 국민 체감은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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팍팍한 가계에 서민들 실감 못해 / 양극화 심화로 일부 계층만 혜택

세계일보

올해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GNI) 3만달러 시대를 맞게 되지만 양극화 심화 등으로 ‘성장의 결실’을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한국은행과 금융시장에 따르면 올해 1인당 국민소득은 2006년(2만795달러) 2만달러 시대를 연 지 12년 만에 3만달러를 넘게 된다. 올 3분기까지 추산된 GNI는 총 2만3433달러였다. 그렇지만 성장률을 비롯한 각종 경제지표가 나빠지고 있어 ‘축배’를 들 수 없는 상황이다. 한은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2.7%로 2012년(2.3%)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며, 금융기관에 따라 2%대 후반 성장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들도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체감경기가 좋지 못하다. 나날이 수출 의존도가 커지는 가운데 대다수 가계의 살림살이와 밀접한 내수경기는 오히려 더 악화하고 있다. 소비·투자 등 내수의 성장 기여도(전기 대비)는 3분기 -1.3%포인트로, 2011년 3분기(-2.7%포인트) 이후 가장 낮았다. 반면 3분기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1.7%포인트로 사실상 떨어지는 내수를 수출이 떠받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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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 및 기업의 규모별 양극화도 커지고 있다.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생산 증가율은 올 3분기,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반면 비 ICT산업 생산 증가율 평균은 2009년 2분기(-1.2%) 이후 최소인 0.7%에 그쳐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석유화학, 기계, 건설, 자동차, 철강, 조선을 비롯한 주요 산업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특히 건설투자는 전 분기 대비 -6.7%로 외환위기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또 올해 2분기 대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7.8%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상승했지만 중소기업은 7.3%로 0.1%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소득 격차도 나날이 커지는 양상이다. 올 3분기 기준, 소득 1분위(하위 20%) 가구의 월평균 가구 소득은 1년 전보다 7.0% 감소했다. 1분위 가구 소득은 1분기 -8.0%, 2분기 -7.6%에 이어 올해 내내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차상위 계층인 2분위(하위 20∼40%) 소득도 올해 3분기 연속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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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5분위(상위 20%) 소득은 3분기 8.8% 증가하는 등 올 전체 가구 중 소득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3분기 기준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5.52배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던 2007년(5.52)과 같았다. 5분위 배율은 상·하위 20% 가구 소득을 비교한 지표로, 수치가 클수록 불평등도가 크다는 뜻이다.

홍석철 서울대 교수는 “양극화 확대는 구조적인 문제인데 정책은 혁신성장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해결 대책은 부족한 채 수요 측면에만 방점을 두고 있다”며 “부작용을 보완할 수 있도록 기업 활성화 정책 등이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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