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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불허' 뒤집은 '조건부'…국내 첫 영리병원 개원 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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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영리병원 첫 허용…4개 과 외국인만 진료/공론조사위 ‘불허 권고’ 결정 뒤집어 / 원 지사 “불가피한 선택… 죄송하다” / 시민단체 등 강력 반발… 진통 예고

세계일보

국내 첫 영리병원(투자개방형병원)이 내년 초 제주에 문을 연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5일 외국계 의료기관인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조건부 개원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영리병원 개설 내용을 담은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제정(2002년 12월)한 지 16년, 제주도와 중국 기업인 뤼디(綠地)그룹이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2011년 12월)한 지 8년 만이다. 그러나 의료 영리화에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대해 개원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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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원희룡 제주지사가 5일 오후 제주도청 브리핑룸에서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조건부 개설 허가 방침을 밝히고 있다. 제주=연합뉴스


원 지사는 이날 오후 도청 브리핑룸에서 “내국인 진료는 금지하고 제주를 방문한 외국인 의료관광객만을 대상으로 하는 조건부 개설 허가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10월 녹지국제병원 숙의형 공론조사위원회의 ‘개설 불허’ 권고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원 지사는 “숙의형 공론조사위의 결정을 전부 수용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제주의 미래를 위해 고심 끝에 내린 불가피한 선택임을 양해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공론조사위의 ‘불허 권고’ 취지를 적극적으로 헤아려 ‘의료 공공성 약화’ 우려가 현실화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원 지사는 “진료과목을 성형외과와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4개 과로 한정했고,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도 적용되지 않으므로 건강보험 등 국내 공공의료체계에는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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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 앞에서 영리병원 개원 반대를 주장하는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도청 진입을 시도하다 경비 관계자들과 충돌하고 있다.제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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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지국제병원 조건부 개설 허가 발표가 난 5일 오후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제주도청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도는 앞으로 녹지국제병원 운영 상황을 철저히 관리·감독해 조건부 개설 허가 취지와 목적을 위반하면 허가 취소 등 강력한 처분을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날 제주지역 일부 시민단체들은 원 지사의 사퇴를 촉구하고 도청 진입을 시도하면서 경찰, 도청 공무원들과 몸싸움을 벌였다.

한편, 제주 녹지국제병원은 서귀포시 동흥동과 토평동 일대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2만8613㎡에 지난해까지 778억원이 투입돼 지하 1층∼지상 3층 47병상 규모로 준공됐으며, 내년 초 개원한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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