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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佛 ‘노란조끼’ 시위 격화…마크롱 ‘비상사태 카드’ 꺼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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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사진=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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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7만5000여명 시위 참여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 등에 반발한 ‘노란 조끼’ 시위가 폭력 사태로 번지면서 파리 중심가가 아수라장이 됐다. 프랑스 정부는 사태 진화·수습을 위해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포함한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

마크롱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G20(주요 20개국)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자마자 개선문과 샹젤리제 거리의 시위 현장을 둘러보고 긴급회의를 열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추가 폭력시위에 대비해 주요 도시의 경비를 대폭 강화하라고 지시하고, 야당 지도자·‘노란 조끼’ 대표단과 회동해 해법을 모색할 것을 주문했다.

당초 프랑스 정부는 비상사태 선포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이 내용은 이날 비상대책회의에서 논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앞서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프랑스 내무부 장관은 이날 모든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면서 대통령이 국가 비상사태 선포를 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샹젤리제와 에투알 개선문 등 파리 최대 번화가에서 벌어진 ‘노란 조끼’ 시위는 일부 복면을 쓴 무리가 금속으로 된 막대기와 도끼 등을 들고 거리로 나서 차량·건물에 불을 지르는 등 폭력 사태로 번졌다. ‘노란 조끼’라는 집회의 별칭은 운전자가 사고를 대비해 차에 의무적으로 비치하는 형광 노란 조끼를 집회 참가자들이 입고 나온 데서 붙여졌다.

일부 극우·극좌성향 폭력집단이 시위대에 섞여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대부분 평범한 프랑스 시민들로, 프랑스 정부의 유류세 인상 등 고유가 정책과 경제 불평등 심화에 항의하며 한 달 전부터 전국에서 시위를 벌여오고 있다.

일부 시위대는 경찰의 최루탄·연막탄 투척에 대비해 방독면과 스키 고글까지 착용하고 나와 돌과 화염병을 던지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최루탄과 연막탄, 물대포를 쏘며 진압했다. 일부 과격 시위대는 정차된 차량과 폐타이어, 폐가구 등으로 쌓아놓은 바리케이드에 불을 지르거나 상점 진열창을 깨부쉈다. 시위 과정에서 경찰차에 있던 소총이 도난당하는 일도 발생했다고 프랑스 공영 AFP통신이 전했다. 이 총에 실탄이 장전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프랑스 내무부에 따르면 이날 파리에서만 287명이 연행되고, 110명이 다쳤다. 과격 시위대의 방화로 190여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6개 건물이 불탔다. 파리 외의 프랑스 전역에서 유류세 인하와 고유가 정책 폐기를 요구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져 총 7만50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파리 외의 다른 곳에서 폭력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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