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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서명수의 노후준비 5년 설계] 노후 준비 흔드는 눈 앞의 소비 욕망, 어떻게 떨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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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명수


마시멜로 실험에서 대부분의 아이들은 선생님이 돌아올 때까지 참고 기다리면 마시멜로 두 개를 먹을 수 있는데도 눈 앞의 한 개를 먹어 치웠다. 이 아이들을 15년 후 추적 조사했더니 마시멜로를 먹지 않고 기다린 아이가 바로 먹은 아이보다 대학입학시험 성적이 월등히 높았다.

이 실험이 시사하는 것은 사람은 항상 미래의 것보다는 당장의 것을 추구하는 근시안적 동물이라는 점이다. 우리의 뇌가 원래 근시안적 사고를 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생존을 위해 빠른 보상을 추구하고 리스크를 피하려다 보면 미래보다는 현재에 충실하게 된다는 말이다.

문제는 이러한 근시안성이 먼 훗날의 일보다 당장 눈앞의 일을 중시해 소비하는 행태로 이어지는 경우다. 노후를 위한 준비를 소홀히 하게 되기 때문이다. 실제 연금저축계좌 가입자의 절반 가까이가 중도해지해 적립금을 찾아 쓴다고 한다. 이유는 대개 내 집 장만, 자녀 교육비 마련을 위한 급전 조달이다. 연금저축을 중도해지 하면 세금 폭탄등 불이익이 생긴다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한다. 만약 연금저축계좌에 있는 돈은 1700만원인데, 중도해지하면 기타소득세 16.5%(280만5000원)와 해지가산세 2.2%(35만2000원) 등 모두 315만원이 넘는 돈을 토해내야 한다. 결국 돌려받을 수 있는 돈은 1384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어쩌면 미래를 위한 종잣돈을 지키기보단 눈 앞의 급전 유혹에 더 흔들리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다. 당장이 급한데 미래가 어쩌니 해봐야 소 귀에 경 읽기다.

노후준비와 눈앞의 돈 소비 사이의 선택에서 중요한 건 ‘자기통제’다. 자기통제는 장기적인 보상을 얻기 위해 자신의 감정, 행동, 욕망을 통제하고 단기적인 만족을 미루는 능력이다. 많은 사람이 의지나 노력이 부족해 노후준비를 잘 못한다고 호소하지만, 자기통제 능력을 강화하는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예컨대 봉급이 자신의 손안에 들어오기 전에 두 눈 질끈감고 저축액을 떼어 연금저축에 강제저축해버리는 것이다. 돈이 아예 안보이면 소비 욕망도 줄어든다. 만약 중도해지의 유혹에 흔들리게 되면 납입유예나 납입중지 제도를 이용하고 급전은 다른 방법을 쓰자. 불가피하게 인출하게 될 경우 세제혜택을 금액만 제외시키고 빼면 세금폭탄을 피할 수 있다.

서명수 중앙일보 객원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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