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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중국, 남중국해에 세계 최초 AI 기지 구축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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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중국 무인잠수함 치엔룽3.


[아시아경제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중국이 세계 최초로 깊은 바다에 인공지능(AI) 해양기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소는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영유권 다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남중국해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남중국해 심해에 AI 해양기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남중국해에서 탐사 및 방위 활동을 수행할 무인 잠수함들의 기지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바닷속에 AI 해양기지를 구축하는 것은 중국이 처음이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시진핑 중국 주석이 지난 4월 하이난성 싼야의 심해 연구기관을 방문한 이후 이번 프로젝트 구상을 시작해 이달 본격적으로 시작을 알렸다. 시 주석은 당시 싼야에서 해양 관련 과학자 및 엔지니어들에게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 심해에는 길이 없다"고 발언하며 중국의 해양굴기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그리스 신화 속의 상상의 섬 애틀란티스가 많은 해저도시 이야기의 모태가 되면서 심해 기지 구축은 수백년 전부터 과학자들과 엔지니어들의 꿈이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 자료에 따르면 지구 표면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해양 바닥의 99%는 여전히 미개척 상태로 남아 있다.

심해 AI 기지는 우주정거장 처럼 해저 단지에 도킹 플랫폼을 설치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프로젝트 엔지니어들은 심해의 높은 수압을 견딜 수 있는 재료를 개발해야 한다. 심해 AI 기지는 무인 잠수함들이 수집한 심해 정보를 스스로 분석하고 판단해 전달하는 역할도 수행할 전망이다.

중국의 심해 AI 기지 구축 유력한 후보 장소로 꼽히는 곳은 마닐라 트렌치(Manila Trench) 지역이다. 얀핀 중국사회화학원 연구원은 "AI 기지는 충분히 바다가 깊으면서도 화산폭발 등의 위험이 적은 곳이어야 한다"며 "남중국해에서 깊이가 5000m가 넘는 마닐라 트렌치가 적절한 장소"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남중국해 심해에 AI 해양기지를 구축하는데 세금 약 11억위안(약 1792억원)이 들어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심해는 극단적인 환경으로 해저 구조물들이 위협받을 수 있는 만큼 이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갈 수도 있다.

남중국해 지역이 동남아시아 국가들간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고 이해 관계가 얽혀 있다는 점은 중국이 풀어야 할 숙제다.

최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필리핀 방문에 맞춰 중국과 필리핀이 남중국해에서 원유와 가스 개발에 협력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협력 관계가 강해진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심해에서 얻은 정보와 기술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웃 국가들의 지지를 얻기 위한 노력을 진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고 있는 미국의 반발도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오는 2020년 최초의 해상원자력발전소를 남중국해에 만든다는 계획을 세우는 등 남중국해 영향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베이징 박선미 특파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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