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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소득주도성장의 역습 … 빈부차 ‘역대 최고’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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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가계동향 ‘최악의 성적표’/하위 20% 月소득 131만원 그쳐/3분기째 내리막… 전년比 7% ↓/상위 20% 973만원… 9% 급증/일자리 감소 취약층에 ‘직격탄’/靑 “상황 엄중함 인식… 개선 최선”

세계일보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려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오히려 저소득층의 소득을 감소시키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의 역설’ 현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3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의 월평균 소득이 1년 전보다 7%나 감소했다. 반면 상위 20%(5분위)의 소득은 급증하면서 소득격차가 역대 최고수준으로 벌어졌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소득 부분) 결과’를 보면 지난 3분기 2인 이상 가구의 월평균 명목소득은 474만8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늘었다. 가구 월평균 소득 증가율은 2014년 1분기(5.0%) 이후 최근 18분기(4년6개월) 사이 가장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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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의 명품 광고 앞으로 지나는 시민들.하상윤 기자


하지만 계층별로 살펴보면 뚜렷한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소득 수준에 따라 전체 가구를 5개 등급으로 나눈 분위별 소득에서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31만8000원에 그쳤다. 이는 1년 전보다 7%나 줄어든 액수다. 1분위 소득은 작년 4분기에는 10.2% 증가했지만 올해 들어 세 분기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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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5분위 가구의 3분기 월평균 소득은 973만6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8% 급증했다. 5분위 가구 소득은 2016년 1분기부터 11분기 연속 증가했다.

소득 분배 정도를 보여주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치솟았다. 올해 3분기 5분위 배율은 5.52를 기록하며 1년 전보다 0.34 상승했다. 5분위 배율의 수치가 클수록 계층 간 소득분배가 불균등한 것으로 해석된다.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3년 이후 3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았던 2007년과 같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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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인근에서 폐지 수레를 끌고 있는 노인.하상윤 기자


1분위의 소득 감소는 저소득층 일자리 감소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분위의 3분기 근로소득은 47만89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6%나 급감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1분위의 주요 일자리인 비정규직·임시일용직 감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는 최저임금을 올리면 저소득층 소득이 늘어나고 분배가 개선될 것이라 유토피아적 정책을 폈지만 상황은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며 “일자리 개수의 감소 효과가 취약계층에 집중되면서 소득 격차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가계동향조사 통계에서 나타나는 상황의 엄중함을 잘 인식하고 있고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최대한 신속하게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세종=안용성 기자 ysah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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