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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Top-Notch]85 '마이크로모빌리티 혈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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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 스쿠터, 전기 자전거 사업에 속속 진출, 전기 자동차와 자율주행차 시장에 이어 ‘마이크로모빌리티(친환경 이동수단을 이용한 단거리 이동수단)’ 시장이 글로벌 기업들의 전쟁터가 되고 있다.

포드 자동차는 전기 스쿠터 대여 기업인 ‘스핀(Spin)’을 인수했다고 이달 7일 밝혔다. 독일 다임러는 내년부터 독일 전역에서 전기 스쿠터 대여 서비스를 시작하고 GM은 내년에 전기 자전거를 출시할 예정이다.

우버(uber), 리프트(Lyft), 구글 등 자동차 공유 기업들도 속속 전기 스쿠터 대여 사업과 전기 자전거 생산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자동차 공유 기업(우버, 리프트), 전기 스쿠터 공유 기업(버드, 라임) 등의 성공에 놀란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급성장하는 ‘마이크로모빌리티 공유 산업’들에 대응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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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의 전기 스쿠터 대여 스타트업 기업 ‘스핀’ 인수를 계기로, 마이크로모빌리티 공유 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샌프란시스코 거리에 주차된 대여용 전기 스쿠터./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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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M, 다임러 등 ‘마이크로모빌리티 사업’에 속속 투자

포드의 스핀 인수대금은 1억달러(한화 1100억원), 추가 투자를 감안하면 2억달러(2400억원)짜리 ‘딜’이라고 미국의 공영라디오 NPR 등이 보도했다.

써니 마드라 (Sunny Madra) ‘포드 X(포드 자동차의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 그룹)’ 부사장은 "스핀과 함께 앞으로 18개월 동안 100개 도시에서 스쿠터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불과 1년전 전기 스쿠터 공유 서비스를 시작한 스핀은 현재 미국 13개 도시와 대학 캠퍼스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버드 등과 같이 앱을 통해 1달러에 전기 스쿠터를 대여해주고 1분당 15센트 가량 추가 요금을 받는다. 올해 블록체인 펀딩을 통해 1억2500만달러의 자금을 모으는데 성공했다.

포드 자동차는 꾸준히 마이크모빌리티 투자를 하고 있다. 퍼듀 대학 캠퍼스에서 전기 스쿠터를 운행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샌프란시스코의 전기 자전거 대여 기업인 ‘고 바이크(Go Bike)’를 지원하고 있다. ‘오조(Ojo)’ 브랜드로 전기 스쿠터도 팔고 있다.

GM도 새로운 전기 자전거를 개발, 2019년부터 시판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전기 자전거 출시 계획을 공개했다.

독일의 다임러는 남유럽 도시들에서 시범 서비스 중인 전기 스쿠터 공유 서비스를 내년부터 독일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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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가 인수한 스핀의 작업장에서 직원들이 대여용 스쿠터의 작동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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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버, 리프트도 가세··· ‘마이크로모빌리티’ 혈전

다임러, GM, 포드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가세로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전기 스쿠터, 전기 자전거 등 ‘마이크로모빌리티 혈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원조' 자동차 공유기업인 우버는 지난 4월 전기자전거 스타트 기업 ‘점프(Jump)’를 인수한데 이어 곧 미국 전역에서 전기 스쿠터, 전기 자전거 대여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리프트는 덴버, 산타 모니카 등에서 전기 스쿠터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리프트는 올해 4월 뉴욕, 샌프란시스코에서 전기 자전거 공유 서비스 기업 ‘모티베이트’를 3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작년 9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전기 스쿠터 대여 서비스를 시작, 전기 스쿠터 돌풍을 일으킨 버드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올해 ‘수퍼 벤처캐피탈’ 세쿼이아 캐피탈에서 1억5000만달러를 유치하는 등 세차례 펀딩을 통해 3억달러 가량의 자금을 유치했고 미국 20여개 도시와 파리 등 유럽으로 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 가치가 이미 20억달러를 돌파했다.

‘라임’은 올해 7월 3억3000만달러 펀딩에 성공했다. 자율 주행차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 유럽 최고 투자 기업인 아토미코(Atomico), 피델리티(Fidelity) 등 쟁쟁한 투자자들이 참여, 기업가치 10억달러를 돌파했다.

버드와 라임은 미국과 유럽에서 전기 스쿠터 서비스 이용자가 각각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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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스쿠터가 택시 보다 싸고 편하고 빠른 도심 이동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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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 산업 대응, 고객 데이터 확보 등 다목적 포석

마이크로모빌리티 공유 산업, 그 중 전기 스쿠터 대여 서비스가 선풍적인 인기인 이유는 도심에서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경우 전통적인 이동 수단인 택시 보다 훨씬 싸고 편하고 빠르기 때문이다.

가령 최대 시속 14.8마일(24㎞)로 달리는 ‘버드’의 전기 스쿠터는 전용 앱을 실행하면 가까이에 있는 전기 스쿠터가 화면에 뜨고 스쿠터에 고유 QR 코드를 인식시키면 바로 이용할 수 있다. 목적지에 스쿠터를 두고 앱을 실행, 종료를 누르면 영수증이 이메일로 날아온다. 대여료는 1달러. 이용료는 분당 15센트로 10분 동안 이용 요금이 2.5달러에 불과하다.

도심을 이동하는 미국 시민의 46%가 4.8킬로 미만 거리를 이동하는데, 전기 스쿠터를 이용할 경우 교통 정체, 주차 전쟁, 택시 운전사의 불친절이나 바가지 요금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타는 재미까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 때 도심 속에 무분별하게 나뒹구는 스쿠터가 도로 안전과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본거지인 샌프란시스코에서 불법화되기도 했지만 1년간 시범 서비스를 조건으로 이용이 재개돼 활력을 되찾고 있다. 파리 등 유럽에선 교통 정체와 주차난을 해소할 새로운 친환경 서비스로 각광받고 있다.

이반 드루리 에드몬드 닷컴 분석가는 "포드의 투자는 미래 산업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이란 측면도 있지만 고객의 이동 수단 이용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포드는 포드가 생산한 말리부 이용자가 스핀 스쿠터를 타고 매일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있다"며 "이는 차세대 자동차 개발 경쟁에서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성수 기자(ssb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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