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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카드뉴스] "싫어하는 것도 존중해주세요"…'싫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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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음성정보 지원을 위한 텍스트입니다>>

"술을 잘 못 마시기도 하고 저녁에 회식하는 걸 싫어한다. 직장에서 회식이 싫다고 말하기가 어려웠는데, 요즘에는 강요하지 않는 분위기라 자유롭게 불참하고 있다" -직장인 김 모 (28)씨

'싫존주의'는 싫어하는 것도 존중해달라는 뜻의 신조어죠. 좋아하는 취향을 존중해달라는 '취존'을 넘어서 싫어하는 것도 있는 그대로 존중해달라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싫존주의는 무언가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표현하면 분위기 깨는 사람으로 치부되던 관행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죠. 원만한 사회생활을 위해 숨겨왔던 '불호'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고 존중받고 싶어 합니다. 출처/ 대학 내일 '2018년 1934세대의 관계와 사회 인식에 대한 가치관 조사 발표'

19~34세 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6.8%는 '좋아하는 것을 해주는 것보다 싫어하는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을 더 선호한다'고 말했습니다. 77.4%는 최근 6개월 내 '불호를 표현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죠. 출처/ 대학 내일 '2018년 1934세대의 관계와 사회 인식에 대한 가치관 조사 발표'

대표적인 예는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 페이스북 페이지입니다. 작년 3월 만들어진 이 페이지는 현재 11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오이를 향 때문에 못 먹는데 많은 사람은 오이에 향이 있다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해 별 유난을 떤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 오이를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 대표 게시글 중

커뮤니티에서 사람들은 오이를 모자이크한 사진에 열광하고 오이를 먹을 것을 강요당한 경험을 나누죠. 이들은 불호를 교정하려고 노력하는 대신 공감하고 연대합니다.

불호를 이야기하는 대상은 음식뿐만 아니라 결혼 같은 사회적 관습에도 해당하죠. 결혼은 싫다며 비혼을 외치는 사람들도 늘어났습니다.

올해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3세 이상 인구 중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은 48.1%로 절반 이하로 낮아졌죠. 8년 전보다 16.6%포인트 낮아진 수치입니다. 출처/ 통계청 '2018 한국의 사회지표(2018)'

"요즘에는 사람들이 비혼이 특이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요" - 비혼주의자 김 모(22) 씨

김 씨는 2년 넘게 사귄 남자친구가 있지만, 결혼하지 않고 비혼으로 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30대가 넘으면 생각이 바뀔 것이고, 때가 되면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것이 순리라는 말도 종종 듣지만, 대체적으로는 존중받는 편"이라는 데요.

"젊은이들이 싫은 것을 싫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변화하고 있다는 바람직한 증거" -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그러나 이 교수는 "무조건 내가 싫은 것을 존중해달라며 규칙을 깨는 것은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 있기에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개인이 싫은 것을 존중받으려면 그것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이야 한다" - 채규만 성신여대 심리학과 교수

(서울=연합뉴스) 박성은 기자·김민선 장미화(디자인) 인턴기자

junep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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