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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국가부도의 날' 절망스러웠던 1997년을 반추하는, 현재의 자화상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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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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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한예지 기자] 너무도 절망스럽고 원통했던 국가부도 위기에 직면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살아 숨쉰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이다.

19일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제작 영화사 집) 언론시사회에는 최국희 감독을 비롯해 주연배우 김혜수 허준호 조우진 유아인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국가부도의 날'은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최국희 감독은 IMF 시대를 그린 이유에 대해 "소재가 새로웠고 저도 IMF 세대였다. 그 시대에 대한 이야기를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고 밝혔다. 물론 일상 생활에서 쓰이지 않는 경제 용어들이 많이 등장하지만 관객들이 충분히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이 부분을 중점에 뒀다고 밝혔다.

최국희 감독은 "국가부도의 날은 결국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1997년, 긴박했던 순간에 다양하게 살았던 사람들을 그리고 싶어 층위를 나눴다. 그들이 다 대표가 될 순 없지만 그 시대를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의 대표가 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실제 '국가부도의 날'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김혜수는 국가부도의 상황을 예견하고 어떻게든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끝까지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진 한국은행 통화정책 팀장 한시현 역을 맡아 조용한 카리스마를 뿜어낸다. 특히 그는 강렬한 소신과 신념을 지닌 인물이며 대중의 편에 선 인물로 공감을 자아낸다.

김혜수는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한시현은 초지일관 원칙을 갖고 움직이는 인물이다. 고루하지 않게 진정성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늘 진정성을 갖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반면 김혜수와 시종일관 대립각을 세우는 재정국 차관 역을 맡은 조우진은 "말투나 단어 선택들이 정말 거침없었다. 하버드 MBA 출신 재정국차관이 드러낼 수 있는 인물을 연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개인적인 판단으로 국가 위기를 안일하게 생각하는 인물로 대중을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판단이 공분을 자아내는 인물이다. 이제껏 본 적 없는 독특한 캐릭터를 형성한 그는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없는 차관만의 신념이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시현을 비롯한 다른 인물들과 맞닥뜨릴 때 다른 호흡이 나올거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공장을 운영하는 평범한 가장 갑수 역을 맡아 당시 소시민의 고통을 대변한 허준호는 "상징적인 인물이기에 부담도 되고 영광도 됐다"며 "작품에서 벗어나지 않는, 작품에서 말하는 국민들의 모습이 잘 표현이 됐나 걱정이었다"고 밝혔다.

위기에 베팅하는 금융맨 윤정학 역을 맡은 유아인은 담대한 캐릭터의 성격에 대해 "관객들과 공감대를 만들어나가는 과정이었다. 어떤 부분에선 이기적이고 현실적이고 기회주의자같은 모습도 있지만, 어떤 면에선 인간적이라고 생각했다. 거부감을 만들지 않고 관객 여러분이 받아주실 수 있게 중점을 두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배우들은 '국가부도의 날'이 전하는 메시지에 대해 깊이 공감했다. 김혜수는 "가장 고통스러웠던 현대사의 큰 사건이었고, 우리 삶을 바꿔놓은 사건이었다. 2018년을 살아가고 있지만 영화가 주는 메시지가 아직도 유효하다고 생각했다. 영화 한 편으로 많은 것을 환기할 순 없지만 이 영화를 통해 유의미한 생각들을 관객들이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고 털어놨다.

유아인 또한 "충분히 우리가 복기해볼만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데 일부분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야기였다"고 전했다.

영화는 각기 다른 인물들의 삶을 관통하는 1997년 국가부도위기, 긴박하고 숨막히는 당시의 사회상을 고스란히 담아내며 당시의 절망을 재현한다. 그리고 20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유효한 뼈아픈 사회적 화두를 전한다. IMF란 생소한 소재를 다루는 낯선 방식임에도 당시의 시대상을 소름끼치게 재현한 스토리와 그 시대를 살아간 다양한 인간군상들의 모습이 볼거리다. 특히 김혜수는 조용한 카리스마의 진수와 더불어 절제된 감정 연기를 펼치며 역대급 여자 캐릭터를 경신했다. 11월 28일 개봉.

한예지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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