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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문화재의 향기] 청자 '순화4년'명 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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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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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보물 제237호 도자기의 이름은 ‘청자 ‘순화4년’명 항아리’이다. 이름에도 방점이 찍힌 ‘순화4년’은 고려 성종 12년인 지난 993년을 가리킨다. 높이 35.2㎝에 입구 지름 20㎝, 밑지름 6.8㎝인 이 청자를 들어 올려 바닥을 보면 굽 안쪽을 따라 둥글게 ‘순화4년계사 대묘제일실향기 장최길회조(淳化四年癸巳 太廟第一室享器匠崔吉會造)’라는 18자가 음각으로 새겨 있다. 계사년인 순화4년에 고려 태조를 비롯한 역대 임금의 제사를 지내는 태묘의 제1실에서 향을 피우는 데 사용하는 그릇이며 도예 장인 최길회가 만들었다는 내용이다. ‘고려사’에 따르면 고려 태묘는 성종 8년인 989년에 착공해 992년에 준공됐으니 이 항아리는 그 이듬해에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것이 확인된다. 태묘는 경기도 개풍군 영남면 용흥리에 그 터를 남기고 있으나 이 항아리의 출토 과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고려청자라 하면 푸른빛 비색의 13세기 전성기 청자를 떠올리지만 초기 형태인 이 항아리는 올리브색에 가까운 담록빛의 회색계열이다. 오히려 백자가 연상되는 담담한 형태나 유약의 특질 등으로 보면 전문가들은 중국 당나라 후기 5대의 월주 청자의 여운도 풍긴다고 평가한다. 고려청자가 만들어지는 초기 상황을 밝히는 가장 확실한 유물인 이 항아리에 대한 수년간의 보존처리가 곧 마무리될 예정이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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