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사우디 잡는 건 터키?…카슈끄지 살해 발뺌마다 증거 제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설득하러 15인 보냈다"에 살해방법 논의 녹음파일

뉴스1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아라비아 영사관 앞에서 시민들이 피살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사진과 촛불을 들고 추모를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미국이 자말 카슈끄지씨의 살해에 대해 다음주 초까지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말한 가운데 이 살해 사건의 조사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터키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캘리포니아 산불 피해를 조사한 뒤 기자들에게 "앞으로 2일, 아마도 19일이나 20일에 완전한 보고서를 내놓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를 지시했다고 결론내렸다는 보도가 나온 뒤다.

매번 카슈끄지 살해의 책임을 부인해왔지만 번번이 터키가 내놓는 물증에 좌절하면서 결국 사우디의 실세에까지 일부라도 그 책임이 돌아갈 가능성이 커보인다.

살해 사건이 알려진 초기부터 지난 16일까지 어쩌면 묻혀버리거나 미궁으로 남을 수 있는 사건이지만 터키는 사태의 진전에 따라 시기적절하게 반박하기 어려운 물증을 내놓으며 사태를 주도해왔다. 16일 터키 언론은 암살단이 카슈끄지 암살계획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들을 논의하는 내용이 담긴 또 다른 녹음파일이 있다고 보도했다.

터키 일간지 휘리예트는 "녹음파일은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에 도착하기 15분 전에 녹음된 파일로 사우디 암살단이 카슈끄지를 암살할 방법에 대해 논의하는 소리가 담겨있다"고 밝혔다.

암살단 15인이 이전에 세웠던 살해 계획을 점검했다는 것이다. 앞서 15일 사우디 검찰이 카슈끄지를 설득해 이스탄불로부터 데려오기 위한 '설득의 수단'으로 15명을 보냈다고 말한 데 대한 정면 반박이다.

휘리예트는 이어 "녹음파일에서 카슈끄지의 살고자 하는 필사적인 시도를 들을 수 있다"며 "누군가 그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정황은 없다"고 못박았다.

카슈끄지는 지난 10월2일 결혼식 서류를 위해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한 뒤 피살됐다. 당시 사우디는 카슈끄지의 행방을 전혀 몰랐다고 발뺌했다. 그러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나서서 카슈끄지가 영사관을 나갔다면 영상이 있을 것이라며 압박했다.

사우디는 그후 암살단으로 지목된 15명의 사우디인이 단순한 관광객이라고 주장하다가 논쟁이 주먹싸움으로 바뀌면서 카슈끄지가 죽게 됐다고 계속 말을 바꾸었다. 그러면서 모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이 사태를 전혀 모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터키는 살해 당시 상황의 녹음과, 일이 마무리됐다고 보스에게 보고하라는 살해 후 전화 녹음 등이 있다고 주장하며 사우디를 무력화했다. '꿩잡는 매' 역할을 단단히 한 것이다.

사우디 일간지 알와탄의 편집국장으로 일했던 카슈끄지는 수십년간 사우디 지배층과 가까이 지냈으며 사우디 정보국의 전 수장에게 자문까지 했다.

하지만 최근 칼럼을 통해 사우디 왕가, 특히 빈살만 왕세자를 비판해왔다. 또 사우디 주도의 예멘 공습을 비판하고 사우디에서 테러조직으로 분류한 무슬림형제단을 지지했다.

터키는 무슬림형제단을 지지하고, 사우디가 주도한 카타르 단교를 반대하며, 사우디의 숙적인 이란 제재에도 동참하지 않는 등 사우디에 반대해왔다.

yellowapollo@news1.kr

[© 뉴스1코리아(news1.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