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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단독] 군 당국 “양구 GP 사망 일병, 화장실 혼자 들어간 것으로 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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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GP(감시초소) 주변 모습. 청와대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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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비무장지대(DMZ) 내 GP(감시초소)의 화장실에서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된 발견된 김모 일병(21)이 당시 혼자 화장실에 들어간 것으로 군 당국이 파악했다. 타살일 가능성이 낮은 정황 증거이다. 그러나 김 일병이 평소 특이사항이 없던 병사였다는 진술도 있어 군 당국은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군 관계자는 18일 “사건 발생 직전 GP 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김 일병이 동행자 없이 혼자 화장실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김 일병은 지난 16일 오후 5시쯤 강원 양구군 동부전선 GP 내 화장실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사망했다.

일각에서는 김 일병의 타살 가능성을 거론하며, 그가 열영상감시장비(TOD) 관측병인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TOD 관측병에게는 소총과 탄약이 지급되지 않기 때문에 김 일병이 외부로부터 피습을 당했을 것이란 얘기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GP에 투입되는 병사들은 방탄모와 방탄조끼를 착용하는 것은 물론 소총과 탄약을 지급받는다”라며 “김 일병도 다른 병사들과 똑같은 절차를 거쳤다”고 전했다. 육군 측은 또 “대공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라며 “북한군 지역에서의 특이 활동도 관측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TOD는 사람 등 생물과 물체의 적외선을 감지해 이들의 형체를 영상으로 나타내는 장비로, 빛이 없는 야간에 적의 침투 등을 감시하는 역할을 한다. 김 일병은 지난 8월부터 TOD 관측병으로 해당 부대에 파견 근무 중이었으며, 사건 발생 당일에는 야간경계 근무조로 투입됐다.

다만 김 일병이 평소 대인관계 등 병영 생활에 문제가 없었다는 진술도 나온 상태이다. 부대 간부는 “김 일병은 외향적인 성격으로 대인관계가 원만해 GP 근무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파견했다”라며 “파견 전 실시한 신인성 검사에서도 ‘양호’ 판정이 나와 특이사항이 없던 병사였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단 헌병단과 육군 중앙수사단 등이 정확한 사망 원인과 사고 경위 등을 조사 중이다. 특히 부대 내 구타·가혹행위 등 병영 부조리가 있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육군은 지난 17일에는 김 일병의 유족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이번 사건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글 수십개가 올라오기도 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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