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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열기 식은 재건축·재개발 수주전… "건설사 몸 사린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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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비사업 수주전 분위기가 갈수록 냉랭해지고 있다. 입찰에 참여하는 건설사가 줄면서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곳이 늘고 있다. 건설사들이 출혈 경쟁을 지양하면서 시공권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탓인데,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1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입찰을 마감한 서울 강남구 대치 구마을3지구 재건축의 시공사 입찰에는 롯데건설만 응찰해 결국 자동으로 유찰됐다. 대치 구마을3지구 재건축 사업은 올해 강남권 마지막 사업지였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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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 전경. /대림산업 제공
지난 9월 열린 시공사 현장설명회에는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 GS건설, 대우건설, SK건설, 금강주택, 한양, 반도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대거 참여했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실제 입찰에는 롯데건설만 도전장을 내밀었다.

구마을3지구 조합은 오는 15일 시공사 선정 현장설명회를 다시 열고 다음달 31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할 계획이다. 조합은 이번에도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사를 선정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서울 천호3구역 재개발 조합이 마감한 시공사 입찰에는 대림산업만 도전장을 내밀며 유찰된 바 있다. 올해 천호4구역, 봉천4-1-2구역, 노량진2구역 등도 입찰업체가 부족했다. 이들은 조합원 찬반투표로 시공사를 선정했다.

수도권에서도 이런 현상이 벌어졌다. 평택 합정주공835 일대 재건축과 과천 주암장군마을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 선정 일정도 미뤄진 상태다. 각각 대림산업·삼호 컨소시엄과 현대건설만 입찰에 참여해 유찰됐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조합이 원하는 시공사를 선정하기 위해 입찰 조건을 까다롭게 해 고의적으로 유찰을 유도한 경우를 제외하고 실제 강남권 재건축 사업지의 입찰이 불발된 사례는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도시정비사업 수주 과정에서 불거지는 건설사들의 비리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면서 출혈 경쟁에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확산했다.

이런 환경이다 보니 연내 시공사 선정을 계획했다가 내년으로 넘기는 사업지도 적지 않다. 올해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수주 실적도 예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대형 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신규 물량 자체가 줄어든 가운데, 지난해까지 수주고가 높았던 대형 건설사들도 참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정비사업 침체가 당분간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고운 기자(w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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