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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1 (토)

여윳돈, 빚먼저 갚은후 신용좋은 단기채 투자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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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갑을 불려드립니다 / 주담대 있는데 목돈 생겼다면… ◆

매일경제

중견기업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해온 김남환(가명·50), 안혜진(가명·45) 부부는 결혼 이후 맞벌이로 착실히 자산을 모아왔다. 이들 부부는 서울 강동구의 자가 아파트에 거주 중이다. 지난해에는 소형 오피스텔을 매입해 매월 60만원의 임대료 수입도 벌고 있다.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이지만 가계부를 쓰는 안씨 마음은 늘 무겁기만 하다. 각각 고등학교 2학년, 중학교 2학년인 두 딸의 교육비와 대학 등록금까지 생각하면 아무리 일을 하고 월급을 모아도 밑 빠진 독처럼 돈이 줄줄 나간다. 금리까지 오르는 마당이니 아직 8000만원 남아 있는 주택담보대출은 더 크게만 느껴진다. 그러던 중 최근 장기저축보험과 정기예금 만기로 목돈 1억5000만원을 받게 되면서 이 돈을 어떻게 써야 숨통이 트일지 고민이 됐다. 전문가들의 답은 명확하다. '빚부터 갚으라'다.

―기왕 생긴 목돈, 투자로 불릴까, 빚부터 갚을까.

▷재테크의 시작은 자신의 가처분소득에서 고정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이들 부부는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는 것이 먼저다. 다만 장기대출의 경우 요건에 따라 소득공제 혜택이 있으니 한번 따져볼 부분은 있다. 바로 '장기주택저당차입금 이자상환액' 공제인데, 요건이 맞으면 주담대의 이자상환액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다. 무주택 또는 1주택 가구주로 취득 당시 기준시가 4억원 이하이면서 차입금 상환 기간이 10년 이상인 경우 등을 만족해야 한다. 여기에 해당한다면 이자 부담이 줄어드니 즉시 상환보다는 투자가 나을 수도 있다.

―대출금을 상환한 후 남은 자금은.

▷자금 용도, 필요 시기, 위험 선호도와 기대 수익률 등을 세세하게 나눠 금융상품을 선택해야 한다. 당장 필요하지 않은 여유자금이라면 안정적인 채권 상품에 투자하기를 추천한다. 신용등급이 양호하고 1년 미만인 상품이 좋다. 최근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 시장 변동성 확대 등 상황을 감안한 추천이다. 채권 상품은 만기와 금리를 확정해두고 만기에 원리금을 받을 수 있다. 정기예금과 비슷하지만 수익률은 조금 더 높다. 신용등급이 높은 상품을 고른다면 위험 요인도 줄일 수 있다.

―대부분의 지출이 자녀 교육비와 생활비로 나가는데, 노후자금 준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데.

▷은퇴 이후의 삶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기보다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면 한결 수월할 것이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자녀가 출가한 뒤 2인 부부가 여유로운 생활을 영위하려면 매월 약 400만원의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한다. 현재와 같이 부부가 향후 10년 정도 월급 소득을 받을 수 있고 개인연금 등 저축을 이어간다면 노후자금에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 향후 수령할 퇴직금은 전부 또는 일부를 연금으로 전환해 받을 수 있다. 현재 거주 중인 자가 아파트에 대해서는 주택연금을 신청해 받을 수도 있다.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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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저축법은.

▷개인퇴직계좌(IRP)가 있다. 개인 부담금을 자유롭게 납입해 세액공제를 받고 향후 연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는 절세 상품이다. 연금저축과 합쳐 연간 납입 금액 700만원 한도 내에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금 수령은 가입 후 5년 경과 및 만 55세를 충족하는 연도부터 10년 이상 수령이다.

―경기 악화로 인한 자산 감축, 갑작스러운 퇴직 등에 대비하려면.

▷예기치 못한 상황은 언제든 오게 마련이다. 그나마 여유가 있는 지금 노후 대비를 해놓는 게 필요한 이유다. 추가로 연금보험 상품 가입을 추천한다. 이미 변액연금을 보유하고 있으니, 추가 상품으로는 저축성 연금보험을 추천한다. 연금보험은 납입을 완료한 후 만 55세 이상부터 연금 수령 방법을 유연하게 선택할 수 있다. 1인당 월 150만원 이하, 5년 이상 납입한 경우 비과세 혜택도 있어 50대 중반 은퇴 후 60대 중반 공적연금을 받기 전까지의 공백기에 기댈 수 있는 자금이 된다.

―자녀 교육비도 걱정이다. 요즘 대학생들은 어학연수 등 해외 경험도 중요하다는데.

▷저축을 할 때 구체적인 목적·용처를 정해두면 도움이 된다. 만기 기간과 금액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각 '첫째 딸의 대학 등록금' '둘째 딸의 대학 등록금' 같은 방식으로 결정하라. 첫째 딸은 당장 1년 후부터, 둘째 딸은 5년 후부터 필요한 돈이다. '어학연수 지원자금'은 외화 적립식 상품을 꾸준히 불입하는 것도 추천한다. 환율 변동성이 큰 만큼 꾸준히 일정 금액을 적립해두면 환율의 오르내림에 영향을 덜 받고 금액을 마련할 수 있다.

―저축·재테크 팁은.

▷누구나 다가오는 상황에 대해선 막연함과 두려움을 느낀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생애주기 계획'을 짜보면 그리 막막하지도 않다. 미리 부부의 나이와 자녀들의 성장에 따라 큰 이벤트는 무엇인지, 예상 지출 규모와 소득은 얼마인지 구체화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각각의 재무 목적에 부합하는 이름표를 붙이면 자금 운용이 쉬워진다.

※도움말=최은숙 신한PWM스타센터 부지점장 겸 PB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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