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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수술받은 환자 잇달아 사망…파주 정형외과에서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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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한 정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 2명이 잇따라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수술실 자료화면. [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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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시의 한 정형외과에서 수술을 받은 환자 2명이 잇따라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환자 한 명은 면허가 취소된 무면허 의사가, 다른 한 명은 의료기 업체 영업사원이 대리수술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15일 파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파주 A정형외과에서 척추 수술을 받은 이모(73)씨가 수술 직후 3분 만에 의식을 잃은 후 대학병원 중환자실로 이송됐지만 한 달 후 사망했다.

유가족들은 해당 정형외과 원장이자 기록상 수술 집도의인 남모씨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고소했고, 지난 9월 검찰 지휘로 해당 사건을 배당받은 파주경찰서가 수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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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A정형외과 원장이자 기록상 수술 집도의인 남모씨. [사진 MBC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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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9~10월 고소인과 피고소인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당시 남 원장은 1차 조사에서 “내가 수술하지 않았고 다른 의사가 수술했다”고 진술했다. 남 원장은 언론에도 “저는 수술 안 했고 수술방에 가지도 않았다. 기록이 위조됐는지 어쨌는지는 조사하면 다 나오겠죠”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다른 병원에서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다면 진짜 집도의는 누구일까. 이에 대해 MBC는 사망 사고 이후 열린 병원의 비상대책회의 녹취를 인용해 의료기기 영업사원이 수술했다고 15일 보도했다. 병원의 행정원장 김모씨가 “실질적으로 처음 시작할 때부터 끝까지 기구상이 다 관여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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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A정형외과 비상대책회의 녹취 내용. [사진 MBC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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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가 숨지기 이틀 전 A정형외과에서는 어깨 관절 수술을 받던 안모씨가 숨지기도 했다. 서류엔 이 수술도 남 원장이 수술했다고 기록돼있지만, 실제 수술은 김 행정원장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김 원장은 지난 2011년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돼 의사면허가 취소된 상태라는 의혹이 불거졌다. 해당 의혹이 사실이라면 무면허 의사가 수술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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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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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측은 비상대책회의에서 사안이 커지지 않도록 두 사건을 각각 다른 경찰서로 쪼개자는 제안을 내놨다. 실제로 두 사건은 서로 다른 경찰서에 넘겨졌다. 경찰은 어깨 수술을 받은 안씨 시신에 대한 부검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지만, 사인 불명으로 범죄 혐의점이 없다는 결과가 나와 해당 변사 사건을 내사 종결했다.

척추 수술을 받은 이씨 사건이 조사 중인 가운데 병원 측은 파주경찰서에서 근무했던 퇴직 경찰을 최근 이사로 채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이사는 사건 수사팀 직원과 얼굴만 아는 사이로 자신의 채용은 사건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A정형외과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를 진행하며 영업사원 대리수술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고소인과 피고소인 조사 일정 맞추는 게 쉽지 않아 내년 1월까지로 수사 연장을 신청했고 대리수술 의혹에 대해서도 여러 관계자 진술을 받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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