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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일찍 자면 장난감 사줄게"… 절대 안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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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영훈] Q. 생후 35개월 아이입니다. 아이가 잠을 안 자려고 합니다. 눈 밑이 판다처럼 되는데도 안 자고 버틸 때까지 버팁니다. 그러니 엄마도 스트레스를 받고 아이 역시 잠을 안 자니 힘들어 짜증을 내고 울기도 합니다. 속상한 마음에 아이에게 화를 내기도 하는데,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건지, 제가 잠자는 습관을 잘못 길들인 건지 궁금합니다. 고칠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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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잠을 안 자려고 합니다. 고칠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베이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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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육솔루션

구슬리지 마라. 아이가 잠을 안 잔다고 장난감을 사주겠다는 식으로 구슬리는 것은 금물이다. 잠자리에 드는 건 아이 스스로 해야 할 일이고 부모는 잠들기 좋은 환경만 만들어주면 된다. 쾌적한 잠자리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집 안의 적당한 온·습도 유지. 아이들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무작정 온도를 낮추거나 춥다고 무조건 실내 온도를 높이는 것은 좋지 않다.

실내 온도는 22~24℃, 습도는 50~60%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특히 추운 겨울철에는 난방을 하면 습도가 금세 30~40%로 떨어지는데, 이로 인해 아이의 호흡기 점막이 마르면 저항력이 떨어져 목감기에 걸릴 수 있으므로 방 안에 가습기 등을 틀어 적정 습도를 유지해주자.

매일 밤 일정한 잠자리 의식을 반복하면 수면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된다. 아이가 잠잘 준비를 할 수 있게 그림책을 한두 권 읽어주고, 부모와 굿나이트 뽀뽀를 하고 불을 끄고 눈을 감는 식이다.

특히 잠자리에서 잠자리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은 좋다. 나지막하게 그림책을 읽어주는 부모의 목소리를 들으며 긴 하루의 긴장과 피로감을 씻어낼 수 있으며 애착 형성에도 도움이 된다. 아이는 자신을 위해 그림책을 읽어주는 부모의 나른한 목소리를 들으며 하루를 마감할 수 있다.

잠자리 그림책은 꼭 잠과 연관된 내용일 필요는 없다. 글이 많지 않아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그림책, 즐겁고 유쾌한 내용의 그림책이라면 어느 것이든 좋다. 잠자리 그림책을 읽어줄 때는 부드러운 조명과 차분한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며 최대한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억지로 재우려 하지 말자. 잠들지 못하는 아이에게 "자거라" 하고 명령을 해도 좀처럼 잠들지 못한다. 억지로 해도 좀처럼 잠들지 못하는 것이다. 억지로 재우려고 해서 실패하기보다는 저절로 졸음이 오도록 머리를 써보도록 하자. 그림책을 읽어주는 것도 좋은 것이고 누운 채로 조용히 손놀이를 하는 것도 즐겁다.

먼저 잠자리에 드는 즐거움을 알게 하자. 어둡고 추운 방에서 혼자 자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만 해도 눈이 말똥거리는 아이도 있는 것이다.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엄마의 살이 닿으면서 즐거운 이야기나 놀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즐거운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 수가 있다. 꾸짖거나 타이르거나 어떻게든 재우려고 하기보다는 즐겁고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으면, 밤이라는 시간이 저절로 잠을 이끄는 것이다.

아이의 잠자는 소동이 벌어진 기간이 병을 앓고 있는 기간이거나 가족의 불화로 어려웠던 기간이었다면 그 원인을 정직하게 짚고 넘어가면서 아이에게 가해진 스트레스를 경감시켜줄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비록 엄마 자신이 어려운 문제에 당면했을 때는 어린이의 견해에 공감하기는 어렵겠지만 노력을 경주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두려움을 없애는 조치를 하자. 아이의 방에 전등불을 끄고 나서 익숙한 물체들이 어둠 속에서 보이는 모양을 하나씩 확인시켜 준다. 그림자가 너무 커지지 않도록 조명도가 낮은 침실등을 사용한다. 아이의 방문을 조금 열어놓고 어머니가 근처에 있다고 안심시켜준다.

만일 아이가 한밤중에 우는 이유를 찾을 수 없으면 아이의 방에 들어가서, "방 안이 어두워서 겁이 나는 걸 알고 있어. 그러나 네 인형과 같이 있지 않니? 그리고 네 옷들은 저 의자 위에 놓여 있지?"라는 말로 아이를 안심시켜라. 이제 성숙했으나 어머니가 없이 침실등만으로도 잠을 자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아이를 설득해야 한다.

아침 일찍 잠을 깨우자. 아침에 늦게 일어나면 밤에 잠이 안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아침 9시가 되면 흔들어서라도 억지로 깨운다. 규칙적인 생활을 한다. 하루 생활이 규칙적으로 이루어져야 야행성 습관을 고칠 수 있다. 특히 야행성 아이 중에는 이유나 수유 간격이 일정치 않은 경우가 많은데, 이유, 수유는 물론 놀이, 산책 시간도 규칙적으로 지키도록 한다.

애착인형을 이용하라. 아이가 만약 외로워하거나 잠자리에 적응을 못하는 경우에는 어머니의 체취를 느낄 수 있는 엄마의 잠옷이나 부드러운 옷을 아기 곁에 놓아주어 아기가 안정을 찾도록 도와준다. 이러한 방법은 여행이나 휴가, 이사 등으로 잠자리에 변화가 생길 때에도 사용할 수 있다.

권하고 싶은 손놀이에 손가락 놀이가 있다. 아이의 손을 살짝 감싸면서 "엄지야 엄지야 잘 자거라" "검지야 검지야 잘 자거라" 하고 차례로 접어가는 것이다. 작은 목소리로 곡조를 붙이면 자장가 대신이 된다. 손가락을 하나씩 접고 나서 마지막으로 어머니 손으로 따뜻하게 감싸주면 매우 기분이 좋아진다. 몸도 마음도 따뜻해지고, 안심하게 되고 졸음이 와서 깨닫고 보면 쌔근쌔근 귀여운 숨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칼럼니스트 김영훈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소아신경과 전문의로 가톨릭의대 의정부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현재 한국두뇌교육학회 회장과 한국발달장애치료교육학회 부회장으로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아이가 똑똑한 집, 아빠부터 다르다(2017)」, 「4-7세 두뇌습관의 힘(2016)」, 「적기두뇌(2015)」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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