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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MT리포트]"잔액 묻어두면 이자 붙나요?", '찍결' 카카오페이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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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주명호 기자, 변휘 기자] [편집자주] 최근 구세대와 신세대를 나누는 방법 중 하나가 결제 방식이다. 구세대는 신용카드를 긁거나 넣거나 스마트폰을 갖다 댄다. 반면 신세대는 가맹점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거나 본인의 스마트폰에 내장된 QR코드를 가맹점 단말기로 찍게 한다. 중국을 휩쓰는 이른바 ‘찍결세대’의 등장이다. 국내에서 ‘찍결시대’를 주도하는 카카오페이를 살펴봤다.

['찍결'시대 여는 카카오페이](종합)]


카카오페이에 5억 알리페이 사용자 몰린다

['찍결'시대 여는 카카오페이]<1>QR 결제로 오프라인 가맹점 늘리며 세력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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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서울 중구 동대문 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슈퍼! 마켓페스트 2018’ 에서 한 참석자가 현금 없이 스마트폰만 있으면 오프라인에서 간편하게 결제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로 상품을 구매하고 있다. /사진 제공=카카오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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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소상공인의 카드 결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추진 중인 ‘제로페이’(가칭) 사업에 카카오페이가 불참을 선언했다. 제로페이 사업에 카카오페이가 빠지면 정책효과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카카오페이가 뭐기에 정부 정책에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제기될까.

2016년에 처음 등장한 카카오페이는 토스와 함께 대표적인 간편결제(송금) 사업자로 꼽힌다. 간편결제는 신용카드를 이용한 후불결제, 체크카드를 이용한 직불결제와 더불어 3대 결제 방식 중 하나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는 결제계좌를 연결해 금융 결제망을 통해 결제가 이뤄진다. 체크카드는 결제금액이 계좌를 타고 곧바로 빠져나가는 직불이고 신용카드는 1개월 후 빠져나가는후불이라는 점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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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간편결제는 선불 방식이다. 은행 계좌에서 카카오페이로 입금하면 선불로 카카오머니를 구매하게 된다. 이 카카오머니로 친구나 지인에게 송금을 하고 카카오페이 가맹점에서 물품을 구매한다. 하루 결제(송금)한도는 200만원이다. 카카오페이로 송금이나 결제하면 곧바로 카카오머니가 빠져나가 상대방 카카오페이에 카카오머니가 전달된다.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는 카카오톡으로 생성된 QR코드를 매장 단말기로 스캔하거나 가맹점에 비치된 QR코드를 사용자가 스캔하면 결제가 이뤄진다.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7개 간편결제업체의 이용금액은 최근 3년 새 급증했다. 연간 이용액이 2016년 2조4413억원에서 지난해 11조원을 돌파했고 올 들어 5월까지는 11조6118억원을 넘어서 지난해 연간 이용액을 추월했다. 현금거래를 제외한 전체 결제시장(신용카드+체크카드+간편결제)에서 간편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49%에서 올 상반기 3.3%로 올라선 것으로 추정된다.

간편결제 시장은 카카오페이와 토스가 전체의 98%를 차지하며 독주 중이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토스가 점유율 58%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카카오페이가 40%로 맹추격 중이다. 카카오페이의 월별 이용금액은 지난 3월 1조원을 돌파한 뒤 9월엔 2조원을 넘겼다. 지난달에 2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대형 신용카드사인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의 월간 체크카드 이용액 2조8000억원, 2조50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간편결제 1위사인 토스가 송금 위주라면 카카오페이는 오프라인 QR 결제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카카오페이의 제로페이 불참이 주목됐던 이유도 제로페이는 QR 결제가 핵심인데 QR 결제에선 카카오페이가 앞서고 있어서다.

특히 내년에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 알리페이 가맹점에서도 카카오페이 QR코드를 통한 결제가 가능해진다. 중국에서 QR 결제로 급성장한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지분을 39.10% 보유한 2대 주주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카카오페이 가맹점에서 알리페이 QR코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호환하는 시스템 구축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월 사용자 5억2000명 수준의 알리페이 고객이 한국에서 카카오페이를 통해 QR 결제가 가능해진다. 반대로 카카오페이 고객은 해외 알리페이 가맹점에서 자유롭게 결제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페이가 정부가 추진하는 제로페이 시범사업에 빠진 것도 알리페이와 호환이 되는 QR코드를 이용해 자체 가맹점 확대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제로페이 사업과 중첩될 수 있어서다.

카카오페이는 높은 성장세에도 여전히 적자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25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 상반기에도 86억5950만원의 영업적자를 이어갔다. 은행 계좌와 카카오페이간 이체시 건당 150원~450원의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이를 카카오페이가 부담하는 것이 큰 원인이다. 하지만 카카오페이도 카드사처럼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받고 있어 카카오페이 결제가 늘면 흑자전환은 시간 문제다.

다만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로 큰 수익을 얻을 생각은 없다. 알리페이처럼 예금, 보험, 대출 등 금융 분야 전반을 아우르는 금융 통합플랫폼을 구축해 간편결제 서비스로 확보한 고객이 카카오페이를 통해 각종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중개 수수료를 받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카카오페이는 2대 주주인 알리페이의 수익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오프라인 지불결제 시장은 500조원 규모로 금융에서 가장 빈번하게 거래가 발생하는 분야”라며 “이를 통해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 분야 전체로 서비스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화순, 주명호 기자


월 이용액 2.3조…카드사 위협하는 카카오페이

['찍결시대' 여는 카카오페이]<2>월간거래액 연초대비 2배 급성장…다양한 금융상품으로 수익모델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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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의 플랫폼 파워가 수·발신 메시지의 양에서 나오듯 카카오페이의 힘은 송금·결제되는 이용금액에서 나옵니다. 이를 바탕으로 직·간접적인 금융서비스를 늘려 금융 통합 플랫폼으로 거듭날 계획입니다.”(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카카오페이의 지향점은 단순히 사용자에게 편리한 지불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카카오페이 내에서 모든 금융 필요를 충족하면서 카카오페이를 이용하면 할수록 직접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선순환 금융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금융 통합 플랫폼의 기반이 간편송금·결제다. 카카오페이의 월간 거래금액은 2016년 7월 100억원에서 지난해 7월 1000억원, 11월 5000억원으로 늘어난데 이어 올 3월엔 1조원, 9월엔 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달엔 2조3000억원으로 신용카드사의 체크카드를 위협할 만한 수준으로 성장했다. 체크카드 이용이 가장 많은 NH농협카드의 경우 올해 1~3분기 기준 월평균 체크카드 이용금액이 약 3조5000억원이고 KB국민카드는 2조8000억원, 신한카드는 2조5000억원 수준이다.

카카오페이의 현재 사업구조는 온·오프라인 송금·결제서비스가 주축이다. 특히 최근 주력하는 오프라인 결제사업은 ‘매장결제’와 ‘소상공인 결제’로 추진하고 있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온라인 결제시장은 모바일을 포함해 연간 60~70조원 수준이지만 오프라인은 연간 500조원 수준으로 7배 이상 크다”며 “오프라인 결제 확대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매장결제는 카카오톡으로 생성된 QR코드를 매장 단말기로 스캔해 결제하는 서비스다. 지난 5월에 시작해 현재 CU, 롯데리아 등 약 2만5000여개 매장을 가맹점으로 확보했다. 소상공인 결제는 가맹점에 비치한 QR결제 코드를 사용자가 스캔해 결제하는 서비스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해 현재 회원은 약 12만명 수준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대상인 매장결제는 수수료가 2.2%인 반면 소상공인 결제는 수수료가 거의 없다.

머니투데이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제로페이 시범사업에 불참을 결정한 것도 자체 오프라인 가맹점 확보 전략과 상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제로페이에 참여하면 기존에 구축한 카카오페이 가맹점과 별개로 제로페이 가맹점을 따로 모집해야 한다. 류 대표는 “자체 가맹점과 제로페이 가맹점 사이에 구분이 불명확해 참여가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가 자체 가맹점 확보를 중시하는 이유는 2대 주주인 알리페이와 관계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페이 는 카카오가 지분 60.9%를 보유한 1대 주주고 알리페이의 모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이 나머지 39.1%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카카오페이와 알리페이는 상대방 가맹점에서도 자사 QR코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호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문제는 오프라인 가맹점을 확대해도 당분간 적자를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는 점이다. 은행 계좌에서 카카오페이로 카카오머니를 충전할 때와 카카오페이에서 은행 계좌로 송금해 현금화할 때 발생하는 이체 수수료를 카카오페이가 전액 부담해서다.올 상반기에 카카오페이는 86억595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는데 수수료 비용만 93억3660만원이 발생했다.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지속해야 하는 만큼 광고·선전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기도 쉽지 않다.

카카오페이 역시 결제서비스로 이익을 창출할 생각은 없다. 류 대표는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것보다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게 더 중요하다”며 “결제서비스는 회원을 확보하는 기반으로 결제서비스를 통해 돈을 벌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대신 다양한 금융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결정한 것도 카카오페이에 충전된 돈을 운용해 수익을 얻어 고객에게 돌려주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다. 알리페이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단기상품을 구조화한 금융상품 ‘위어바오’를 통해 고객의 여유자금을 운용해 수익을 돌려주는 형태를 염두에 두고 있다.

P2P 대출상품과 크라우드펀드 중개서비스도 제공할 예정이다. 회원 1인당 보유잔액 한도가 200만원으로 제한된 만큼 우선 고객들이 한도 내에서 소액 투자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를 먼저 선보일 생각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현재는 카카오페이에 잔액을 남겨 둘 이유가 없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수익을 제공해 굳이 돈을 빼 은행으로 옮길 이유가 없도록’ 만들겠다는 생각”이라며 “이용자들이 카카오페이 충전을 하면 운용수익을 드리고 다른 금융상품에도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명호 기자


카카오페이 충전잔액, 묻어두면 이자 붙나요?

['찍결'시대 여는 카카오페이]<3>이자 지급하면 유사수신으로 처벌…금융회사 통한 운용은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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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처럼 카카오머니에도 이자가 붙을까? 잘못 송금한 카카오머니는 돌려받을 수 있나?”

카카오머니는 사실상 현금처럼 사용되지만 은행 예금과 달리 이자가 붙지 않는다. 카카오페이는 금융업 인가를 받은 금융회사가 아니라 선불전자지급업자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자산을 운용할 수 없다. 금융회사가 아닌데 이자를 지급하면 ‘유사수신’에 해당해 법적인 처벌을 받는다.

그렇다고 카카오페이가 결제나 송금을 하고 남은 고객들의 카카오머니 잔액을 그대로 쌓아두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간편송금업자 7곳이 보유 중인 미상환 잔액은 지난 5월말 기준으로 1165억5000만원에 달한다. 특히 간편송금 건수와 금액 비중이 높은 카카오페이와 토스의 미상환 잔액은 1131억8000만원으로 전체의 97.1%를 차지한다.

카카오페이 등은 미상환 잔액을 현금·보통예금(77.9%)이나 정기예금(20.4%)으로 관리한다. 일부는 수시입출금식 특정 금전신탁(MMT) 형태로 보유하기도 한다. 잔액 대부분이 3개월 안에 다시 은행 계좌로 돌아가는 탓에 수익성 높은 장기상품에 투자하는 것은 어렵다. 미상환 잔액을 운용해 약간의 이자가 발생하더라도 카카오페이 등은 고객들에게 은행 이체 수수료(건당 150원~450원)를 받지 않고 있어 대부분 적자 상태다.

다만 카카오페이 회원이 카카오머니 잔액을 금융회사에 넘겨 운용하는데 동의하면 운용 뒤 수익을 돌려주는 것이 가능하다. 카카오페이는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바로투자증권을 통해 미상환 잔액을 운용해 회원들에게 수익을 돌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상환 잔액이 최근 3년새 5배가량 급증하면서 고객 자산 보호 문제도 불거졌다. 7개 간편송금업자의 미상환 잔액은 2016년 236억9000만원에서 2017년 785억5000만원으로 늘었다가 지난 5월 말엔 1000억원을 돌파했다. 카카오페이와 토스 등은 아직 적자상태인데 혹시 모를 파산이나 재무악화에 대비해 예금자보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미상환 잔액을 잘못 운용해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

실제로 예금보험공사(예보)는 장기적으로 선불전자금융업을 예금보호 대상으로 편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고 금융당국도 미상환 잔액의 일정 비율을 안전하게 예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착오송금으로 인한 소비자 구제도 중요한 문제다. 오프라인 QR 결제가 활성화한 중국도 착오송금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카카오머니를 5만원 송금하려 했는데 9만원 송금했거나 엉뚱한 사람에게 보냈더라도 상대방이 돌려주지 않으면 현재로선 돌려받을 길이 없다. 이에 따라 은행 예금과 함께 간편송금도 상대방이 돌려주지 않아도 착오송금액의 80%를 예보로부터 돌려 받을 수 있는 방안이 검토 된다.

권화순 기자


"카카오페이 하세요" 알고보니 탈세 수단?

['찍결'시대 여는 카카오페이]<4>QR코드 결제 이용한 신종 탈세우려…국세청·카카오페이 대책 마련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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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대 주부 A씨는 최근 아들 학원에서 수업료를 결제하려 신용카드를 꺼냈다. 그러자 직원이 “카카오페이는 안 하셔요?”라고 물었다.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면 수업료를 할인해 준다는 설명이었다. A씨는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15%의 소득공제를 받지만 수업료 할인 혜택이 더 클 것 같아 그 자리에서 카카오페이를 깔았다.

카카오페이 QR 결제는 이용자가 가맹점의 QR코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찍거나 가맹점이 단말기로 이용자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QR코드를 찍으면 이용자 계좌에서 결제금액이 이체되는 방식이다. 카카오페이 QR 결제는 카카오페이에 충전해둔 돈이 지급되는 결제의 일종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면 가맹점은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줘야 한다.

하지만 대다수 소비자들은 카카오페이가 결제라기보다 계좌 이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현금영수증 발급을 요청하지 않는다. 가맹점주도 적극적으로 현금영수증 발급을 안내하지 않는다.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으면 매출 은폐가 가능해 내야 할 세금을 줄일 수 있어서다. 카카오페이 결제가 탈세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QR코드를 활용한 국내 간편결제시장은 2016년 11조7800억원에서 지난해 39조9900억원으로 3배 이상 늘었다. 2020년에는 200조원까지 급성장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5월부터 오프라인 가맹점 모집을 시작했는데 현재 약 12만개까지 모집한 상태다.

간편결제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성장한 배경 중 하나는 탈세가 용이하다는 점이 꼽힌다. 카카오페이로 지급 결제가 이뤄지면 가맹점주 계좌에 바로 현금이 들어오는 게 아니다. 일단 카카오머니로 받은 뒤 이를 본인의 은행 계좌로 이체해야 현금화된다. 가맹점주로선 이런 불편함에도 현금영수증만 발급하지 않으면 매출 축소를 통한 탈세가 가능해 카카오페이가 매력적이다. 위법이긴 하지만 현금 결제시 가격을 할인해주는 관행이 QR결제로 확산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객 입장에서도 카카오페이는 현금을 갖고 다니는 불편함 없이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어 나쁠게 없다. 때론 가맹점주가 “세금이 너무 많이 나와 그런데 카카오페이로 좀 결제해 주세요”라고 솔직하게 말하면 마음 약한 소비자는 할인 혜택이 없어도 카카오페이 QR코드를 찍게 된다.

이처럼 탈세 우려가 커지자 국세청과 카카오페이는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카카오페이를 온라인으로 결제할 때는 사전에 스마트폰에 현금영수증 발급을 설정해 놓으면 자동으로 처리돼 체크카드와 같이 30%의 소득공제 혜택을 받는다. 카카오페이는 이 방식을 오프라인 QR 결제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개인이 QR코드를 발급받는 경우에는 현금영수증 자동 발급 시스템을 면제받을 수 있다. 국세청은 세금 탈루를 막기 위해 아예 카카오페이의 전체 결제내역을 제공받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권화순 기자


증권업 진출 카카오페이, 한국판 위어바오 될까

['찍결'시대 여는 카카오페이<5>'바로투자증권 인수' 카카오페이, 목표는 투자·자산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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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하면서 자산관리·투자 서비스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카카오톡 기반의 방대한 고객들에게 맞춤형 금융상품 등을 제공하면 결제·송금 위주의 핀테크기업 수준을 넘어 종합 금융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온라인쇼핑몰 알리바바를 기반으로 투자와 자산관리 등 금융서비스를 장착하며 은행과 어깨를 견주는 대형 금융회사로 성장한 알리페이가 모델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1일 바로투자증권 최대주주인 신안캐피탈의 지분 100% 중 60%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카카오페이가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 신청서를 제출해 승인을 받는 등의 절차를 거치면 최종 인수 시기는 내년 초가 될 전망이다. 바로투자증권은 지난해 매출 573억원의 소형 증권사다. 카카오페이는 증권사 인수에 대해 "본격적인 금융사업으로 진출하는 첫 행보"라면서 자산 관리나 투자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동안 송금·결제 서비스를 주력으로 삼아온 카카오페이가 다른 금융 서비스를 시도한다는 것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이기도 한 알리페이의 성장을 뒤따를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거대 국영은행들은 연 3%대의 예금금리를 제공해 왔다. 연 6~7%의 국가 경제성장률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지만 국영은행들이 자금을 보다 저렴하게 조달해 기업들에게 싸게 지원하기를 바라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 하지만 더 높은 이자를 원하는 고객으로서는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었고 이를 파고든 것이 알리페이다.

알리페이는 중국 온라인쇼핑 과정의 제3자 결제시스템으로 출발했다. 알리페이 결제를 이용하면 배송기간 동안 물품 구매대금을 알리페이가 보관하고 구매자가 물건을 수령한 뒤 판매자에게 지급한다. 알리바바는 알리페이에 머무는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2013년에 테엔홍펀드와 합작해 '위어바오'를 출시했다.

위어바오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단기 상품을 구조화한 금융상품으로 소비자가 쇼핑하고 남은 금액을 위어바오로 이체하면 이를 운용해 시중보다 높은 이자를 제공한다. 위어바오는 기존 은행의 저금리에 불만을 느낀 금융소비자들의 수요와 맞물려 인기를 얻으며 출시 1년만에 10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카카오페이의 증권사 인수도 위어바오와 같은 모델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M&A(인수·합병)를 통해 증권업 라이선스를 획득하면 카카오페이를 CMA나 MMF 판매 채널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현재는 카카오페이 이용자들이 잔액을 남겨 둘 이유가 없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수익을 제공해 굳이 돈을 뺄 이유가 없도록 만들겠다는 생각"이라며 "이용자들이 카카오페이 충전을 하면 운용 수익을 드리고 다른 상품에도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증권사뿐만 아니라 은행업에도 적잖은 위협이 될 수 있다. 중국의 위어바오가 시중의 단기자금을 끌어들인 것처럼 예컨대 '카카오페이 CMA'가 흥행에 성공해 충전 잔액이 대폭 늘어날 경우 은행의 대표적인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도 빨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카카오페이가 종합 금융회사로 자리잡을 경우 고객들이 단순히 돈을 맡기는 수준을 넘어 투자·자산관리 상품을 만나는 경로가 될 수도 있다.

변휘 기자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주명호 기자 serene84@mt.co.kr,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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