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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MT리포트]증권업 진출 카카오페이, 한국판 위어바오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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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변휘 기자] [편집자주] 최근 구세대와 신세대를 나누는 방법 중 하나가 결제 방식이다. 구세대는 신용카드를 긁거나 넣거나 스마트폰을 갖다 댄다. 반면 신세대는 가맹점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거나 본인의 스마트폰에 내장된 QR코드를 가맹점 단말기로 찍게 한다. 중국을 휩쓰는 이른바 ‘찍결세대’의 등장이다. 국내에서 ‘찍결시대’를 주도하는 카카오페이를 살펴봤다.

['찍결'시대 여는 카카오페이]<5>'바로투자증권 인수' 카카오페이, 목표는 투자·자산관리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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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하면서 자산관리·투자 서비스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카카오톡 기반의 방대한 고객들에게 맞춤형 금융상품 등을 제공하면 결제·송금 위주의 핀테크기업 수준을 넘어 종합 금융회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온라인쇼핑몰 알리바바를 기반으로 투자와 자산관리 등 금융서비스를 장착하며 은행과 어깨를 견주는 대형 금융회사로 성장한 알리페이가 모델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1일 바로투자증권 최대주주인 신안캐피탈의 지분 100% 중 60%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카카오페이가 금융당국에 대주주 변경 신청서를 제출해 승인을 받는 등의 절차를 거치면 최종 인수 시기는 내년 초가 될 전망이다. 바로투자증권은 지난해 매출 573억원의 소형 증권사다. 카카오페이는 증권사 인수에 대해 "본격적인 금융사업으로 진출하는 첫 행보"라면서 자산 관리나 투자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그동안 송금·결제 서비스를 주력으로 삼아온 카카오페이가 다른 금융 서비스를 시도한다는 것은 예상된 수순이었다.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이기도 한 알리페이의 성장을 뒤따를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거대 국영은행들은 연 3%대의 예금금리를 제공해 왔다. 연 6~7%의 국가 경제성장률을 고려하면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지만 국영은행들이 자금을 보다 저렴하게 조달해 기업들에게 싸게 지원하기를 바라는 중국 정부의 의지가 반영됐다. 하지만 더 높은 이자를 원하는 고객으로서는 불만족스러울 수밖에 없었고 이를 파고든 것이 알리페이다.

알리페이는 중국 온라인쇼핑 과정의 제3자 결제시스템으로 출발했다. 알리페이 결제를 이용하면 배송기간 동안 물품 구매대금을 알리페이가 보관하고 구매자가 물건을 수령한 뒤 판매자에게 지급한다. 알리바바는 알리페이에 머무는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2013년에 테엔홍펀드와 합작해 '위어바오'를 출시했다.

위어바오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단기 상품을 구조화한 금융상품으로 소비자가 쇼핑하고 남은 금액을 위어바오로 이체하면 이를 운용해 시중보다 높은 이자를 제공한다. 위어바오는 기존 은행의 저금리에 불만을 느낀 금융소비자들의 수요와 맞물려 인기를 얻으며 출시 1년만에 100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끌어모았다.

카카오페이의 증권사 인수도 위어바오와 같은 모델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M&A(인수·합병)를 통해 증권업 라이선스를 획득하면 카카오페이를 CMA나 MMF 판매 채널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현재는 카카오페이 이용자들이 잔액을 남겨 둘 이유가 없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수익을 제공해 굳이 돈을 뺄 이유가 없도록 만들겠다는 생각"이라며 "이용자들이 카카오페이 충전을 하면 운용 수익을 드리고 다른 상품에도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증권사뿐만 아니라 은행업에도 적잖은 위협이 될 수 있다. 중국의 위어바오가 시중의 단기자금을 끌어들인 것처럼 예컨대 '카카오페이 CMA'가 흥행에 성공해 충전 잔액이 대폭 늘어날 경우 은행의 대표적인 저원가성 예금인 요구불예금도 빨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카카오페이가 종합 금융회사로 자리잡을 경우 고객들이 단순히 돈을 맡기는 수준을 넘어 투자·자산관리 상품을 만나는 경로가 될 수도 있다.

변휘 기자 h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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