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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MT리포트]카카오페이에 5억 알리페이 사용자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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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주명호 기자] [편집자주] 최근 구세대와 신세대를 나누는 방법 중 하나가 결제 방식이다. 구세대는 신용카드를 긁거나 넣거나 스마트폰을 갖다 댄다. 반면 신세대는 가맹점 QR 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찍거나 본인의 스마트폰에 내장된 QR코드를 가맹점 단말기로 찍게 한다. 중국을 휩쓰는 이른바 ‘찍결세대’의 등장이다. 국내에서 ‘찍결시대’를 주도하는 카카오페이를 살펴봤다.

['찍결'시대 여는 카카오페이]<1>QR 결제로 오프라인 가맹점 늘리며 세력 확장

머니투데이

정부가 소상공인의 카드 결제 수수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추진 중인 ‘제로페이’(가칭) 사업에 카카오페이가 불참을 선언했다. 제로페이 사업에 카카오페이가 빠지면 정책효과가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다. 카카오페이가 뭐기에 정부 정책에까지 적지 않은 영향을 준다는 분석이 제기될까.

2016년에 처음 등장한 카카오페이는 토스와 함께 대표적인 간편결제(송금) 사업자로 꼽힌다. 간편결제는 신용카드를 이용한 후불결제, 체크카드를 이용한 직불결제와 더불어 3대 결제 방식 중 하나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는 결제계좌를 연결해 금융 결제망을 통해 결제가 이뤄진다. 체크카드는 결제금액이 계좌를 타고 곧바로 빠져나가는 직불이고 신용카드는 1개월 후 빠져나가는후불이라는 점이 다르다.

반면 간편결제는 선불 방식이다. 은행 계좌에서 카카오페이로 입금하면 선불로 카카오머니를 구매하게 된다. 이 카카오머니로 친구나 지인에게 송금을 하고 카카오페이 가맹점에서 물품을 구매한다. 하루 결제(송금)한도는 200만원이다. 카카오페이로 송금이나 결제하면 곧바로 카카오머니가 빠져나가 상대방 카카오페이에 카카오머니가 전달된다. 오프라인 가맹점에서는 카카오톡으로 생성된 QR코드를 매장 단말기로 스캔하거나 가맹점에 비치된 QR코드를 사용자가 스캔하면 결제가 이뤄진다.

카카오페이를 비롯한 7개 간편결제업체의 이용금액은 최근 3년 새 급증했다. 연간 이용액이 2016년 2조4413억원에서 지난해 11조원을 돌파했고 올 들어 5월까지는 11조6118억원을 넘어서 지난해 연간 이용액을 추월했다. 현금거래를 제외한 전체 결제시장(신용카드+체크카드+간편결제)에서 간편결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49%에서 올 상반기 3.3%로 올라선 것으로 추정된다.

간편결제 시장은 카카오페이와 토스가 전체의 98%를 차지하며 독주 중이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토스가 점유율 58%로 1위를 달리고 있고 카카오페이가 40%로 맹추격 중이다. 카카오페이의 월별 이용금액은 지난 3월 1조원을 돌파한 뒤 9월엔 2조원을 넘겼다. 지난달에 2조3000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대형 신용카드사인 KB국민카드와 신한카드의 월간 체크카드 이용액 2조8000억원, 2조5000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간편결제 1위사인 토스가 송금 위주라면 카카오페이는 오프라인 QR 결제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 카카오페이의 제로페이 불참이 주목됐던 이유도 제로페이는 QR 결제가 핵심인데 QR 결제에선 카카오페이가 앞서고 있어서다.

특히 내년에는 중국을 비롯한 해외 알리페이 가맹점에서도 카카오페이 QR코드를 통한 결제가 가능해진다. 중국에서 QR 결제로 급성장한 알리페이는 카카오페이 지분을 39.10% 보유한 2대 주주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카카오페이 가맹점에서 알리페이 QR코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호환하는 시스템 구축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월 사용자 5억2000명 수준의 알리페이 고객이 한국에서 카카오페이를 통해 QR 결제가 가능해진다. 반대로 카카오페이 고객은 해외 알리페이 가맹점에서 자유롭게 결제할 수 있게 된다. 카카오페이가 정부가 추진하는 제로페이 시범사업에 빠진 것도 알리페이와 호환이 되는 QR코드를 이용해 자체 가맹점 확대에 주력하기 위해서다. 제로페이 사업과 중첩될 수 있어서다.

카카오페이는 높은 성장세에도 여전히 적자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25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고 올 상반기에도 86억5950만원의 영업적자를 이어갔다. 은행 계좌와 카카오페이간 이체시 건당 150원~450원의 수수료가 발생하는데 이를 카카오페이가 부담하는 것이 큰 원인이다. 하지만 카카오페이도 카드사처럼 가맹점에서 수수료를 받고 있어 카카오페이 결제가 늘면 흑자전환은 시간 문제다.

다만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로 큰 수익을 얻을 생각은 없다. 알리페이처럼 예금, 보험, 대출 등 금융 분야 전반을 아우르는 금융 통합플랫폼을 구축해 간편결제 서비스로 확보한 고객이 카카오페이를 통해 각종 금융상품에 가입하면 중개 수수료를 받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카카오페이는 2대 주주인 알리페이의 수익모델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는 “오프라인 지불결제 시장은 500조원 규모로 금융에서 가장 빈번하게 거래가 발생하는 분야”라며 “이를 통해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금융 분야 전체로 서비스를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주명호 기자 serene8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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