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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1 (금)

[한마디] 공립 유치원 확충이 능사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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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사립 유치원 비리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공립 유치원 수용률을 현 25%에서 4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공립 유치원을 확충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급속히 줄고 있다. 유치원은 저출산의 파고를 제일 먼저 맞는 교육기관이다. 요즘 정원을 채우는 유치원은 거의 없다.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는데 막대한 세금을 들여 공립 유치원을 지을 필요가 있을까.

교사 인건비도 부담이다. 공립 유치원 교사는 교육공무원이다. 한 번 증원하면 연금까지 막대한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된다. 또 원아 한 명을 교육하기 위해 유치원 건축비를 포함해 월 110만원의 세금이 들어간다고 추정된다. 정부가 공립 유치원을 40%로 확대하면 유치원 건립비만 2조원 이상 들어간다. 유아 수는 늘지 않으니 그만큼 사립 유치원은 도태되고 세금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유아 교육의 공립화에 회의적이다. 인지 발달, 인성 형성에 중요한 유아 교육은 가정 같은 따뜻하고 친숙한 분위기에서 이뤄져야 한다. 유치원은 개방적이고 규모가 작아야 좋다. 하지만 공립 유치원은 획일적이고 형식 교육에 가깝다. 현 공립 유치원은 유아 교육 철학에 적합하도록 바꾸고 사립 유치원의 특성을 더 살리는 정책이 필요하다.





[이진수 前 서일대 유아교육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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