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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뉴욕타임스 “북한, 비밀 기지서 탄도미사일 계속 개발”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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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빅터 차가 주도한 CSIS 보고서와 위성사진 근거로

기사 언급한 위성사진, 북-미 정상회담 이전인 3월 사진

삭간몰은 이전부터 알려진 북한의 미사일 기지



북-미 협상에서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시험장(서해위성발사장)을 폐기하겠다고 했지만, 다른 곳에 있는 16개 비밀 미사일 기지들에서 탄도미사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략국제문제소(CSIS) 보고서와 위성사진 등을 근거로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하지만 이미 사실상 공개된 시설을 비밀시설이라고 하는가 하면, 기사의 근거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신문은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시험장 폐기를 약속하고 실제로 일부 시설을 해체하기도 했지만, 다른 10여곳의 시설에서 재래식 미사일과 핵 미사일 발사 능력 향상을 위한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며, 북한이 “큰 속임수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러한 북한의 움직임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협상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가 멈췄다”며 외교 성과를 자랑해온 것과 모순된다고 했다.

기사는 민간위성업체 ‘디지털 글로브’가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의 미사일 관련 시설에서 3월29일에 촬영한 위성사진들을 근거로 제시했다. 산악지역의 좁은 계곡을 따라 시설들이 건설돼 있고, 기지 안에 7개의 긴 터널이 있는데 최대 18대의 미사일 이동용 차량이 들어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예방적 공격에 취약한 지하 격납고에 미사일을 보관하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북한은 외부에서 파악하고 공격하기 힘든 산악의 좁은 계곡 지역에 미사일 기지들을 건설했다고 덧붙였다.

기사의 논조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과의 협상 결과를 비판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의 말처럼 북한이 미사일 발사는 멈췄지만, 북한의 핵물질 생산, 새로운 핵무기 개발, 산악지대에 감춰놓은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 가능한 미사일 개발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또 북한이 러시아, 중국과의 무역을 재개하기 위해 비핵화 의지를 밝히고 북-미 관계가 개선되고 제재도 이완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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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가 근거로 삼은 전략국제문제연구소의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빅터 차는 “이 기지들의 활동이 중단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트럼프가 (북한과의) 나쁜 거래를 받아들일까봐 걱정하고 있다”고 트럼프 행정부의 북한과의 협상을 비판했다.

<뉴욕타임스>의 질의에 대해 미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그 시설들이 해체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폐기 등에 대한 약속을 지킨다면, 북한과 그 국민들 앞에 훨씬 밝은 미래가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답변을 내놨다.

하지만 신문은 북한의 핵·미사일 ‘비밀 시설’을 왜 16곳으로 특정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기사에 등장한 위성사진들도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고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폐기를 약속하기 전인 3월29일에 촬영된 사진들이다. 또한, 기사가 ‘비밀시설’이라고 언급한 삭간몰은 북한이 2016년 미사일을 발사해 이미 미사일 기지로 이미 알려진 곳이다.

군사분야 전문가인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일단 시기적으로도 오래 전인 인공위성 사진을 마치 최근 북한의 움직임으로 왜곡하는 것이 (이 기사의) 문제다”라며 “북한은 미사일 시험 발사 유예를 선언하고 동창리 서해 위성 발사장을 공개적으로 폐기하겠다고 했다. 미국이 제재 완화 등 상응조처를 취해야 북한도 조건부로 약속한 내용을 이행하고 현재 핵·미사일 개발 활동을 중단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민희 노지원 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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