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신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1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소감 등을 이야기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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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이날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속도 조절 요구가 있다”는 질문이 나오자 “총론을 말하는 자리에서 말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도 “경제 방향이 좀 달라지는 지점에 놓여 있다. 1년 6개월 진행돼온 정책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는 있다”고 답했다. 여기까진 정부의 경제 기조에 다소 변화가 있을 거란 짐작을 하게 했다.
김수현 신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이 1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 둘째는 김연명 신임 사회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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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이어 “종전의 문제가 누가 이것을 주도하고, 누가 저것을 주도한다는 것이 문제였다”며 “경제 운용에 있어서 경제부총리를 사령탑으로 하여 하나의 팀으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더이상 ‘투톱’ 같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정책실장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으로 경제부총리의 활동을 지원하고 뒷받침하는 역할”이라고도 말했다.
이는 경제부총리가 ‘원톱’을 맡되, 청와대 정책실장이 방향을 정해주는 방식의 경제정책 운용으로도 해석될 소지가 있다. 실제로 지난 9일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김 실장은 큰 그림을 그리는 설계자이고, 홍남기 부총리 후보자는 경제 야전 사령탑”이라고 표현했다. 같은 팀 내에서 ‘설계자’와 ‘야전사령탑’은 위상 자체가 다르다. 이 때문에 청와대와 김 실장이 홍 후보자를 사실상의 ‘원톱’으로 치켜올리면서도 실제로는 청와대와 내각의 상하관계가 보다 강해질 거라는 우려가 나온다.
김 실장은 이번 정부의 경제정책의 설계자로 사회수석 시절부터 원전과 부동산 정책을 포함한 모든 굵직한 사안을 주도한 ‘왕수석’으로 불렸다. 야권에선 “김 실장 체제에서 누가 부총리가 되더라도 허수아비가 될 것”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더구나 홍 후보자는 전임 부총리보다도 3년 후배다.
지난 4월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홍남기 전 국무조정실장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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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현 경제 상황에 대해 “경제 하방 압력이 높아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를 위기냐 아니냐고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펀더멘털이 튼튼하다는 논쟁을 할 여유도 없다”고 말했다. ‘내년 초 경제성과가 날 것’이라고 했던 장 전 실장의 발언 등의 평가 대해서는 “감히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하방 압력이 더 높아지는 상황에서 관리를 잘해야 하는 숙제를 맡게 됐다”고 답했다. ‘장 전 실장의 조언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어려울 때 열어보라고 빨간 주머니와 파란 주머니를 주고 갔다”며 우회적인 답변만을 했다.
김 실장은 이번 정부의 최대 실기 중 하나로 꼽히는 부동산 정책을 총괄했다. 과거 부동산값 폭등을 겪었던 노무현 정부 때의 부동산 담당도 김 실장이다. 그는 이와 관련 “부동산 시장은 주기성이 있다”며 “공교롭게 노무현 정부 때와 또 사실은 박근혜 정부 후반부터 상승 주기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외부요인에 의한 불가피한 상승이라는 뜻이다.
장하성 전 정책실장(가운데)과 김수현 신임 실장(전 사회수석), 윤종원 경제수석이 6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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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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