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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지상과제는 성장활력 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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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9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내정하고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을 정책실장으로 임명했다. 김동연 부총리와 장하성 정책실장은 1년6개월 만에 동반 퇴진하게 됐는데 문책성 인사라고 봐야 한다. 고용·성장 등 한국 경제의 대다수 지표들이 위기경고음을 울리고 있는 데다 두 사람이 서로 마찰음을 내온 탓이다. 한국갤럽이 이날 발표한 우리 국민들의 앞으로 1년간 우리 경기에 관한 전망을 보면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은 16%에 불과하고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이 53%에 이를 정도로 비관적이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경제팀 교체가 이뤄진 만큼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는 한국 경제의 성장 활력을 복원시켜야 한다는 과제를 그 어느 때보다 무겁게 인식해야 한다. 경제에 대한 걱정과 불안이 경제팀 교체를 불러왔다면 사람만 바뀐다고 될 일이 아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1년6개월 동안 많은 경제정책이 시도됐고 이제 그 결과가 통계와 지표로 확인되고 있다.

홍 후보자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안정감을 갖춘 데다 문재인정부의 초대 국무조정실장으로 부처 간 업무조율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현 정부의 경제철학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그이기에 오히려 과감한 정책 수정이 어려울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공정경제 전략회의'에서 지난날의 우리 경제 성장에 대해 "성장할수록 부의 불평등이 심화됐고 기업은 국제경쟁력을 약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성장보다 분배에 우선순위를 두는 정책들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홍 후보자는 실사구시 정신으로 소득주도성장을 비롯한 현 정부의 경제정책들을 재점검하고 필요하면 과감하게 궤도 수정을 요구해야 한다.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분배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경제정책이 이념의 굴레에 갇혀서는 절대 안될 일이다. 홍 후보자는 경제현장에서 올라오는 목소리와 통계를 토대로 고용과 성장이 추락하고 있는 원인을 직시해야 한다. 규제개혁에 박차를 가하면서 기업의 투자 의욕도 살려야 한다.

청와대는 9일 경제정책을 부총리 책임하에 '원톱 체제'로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말만으론 안된다. 다시는 '투톱'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문 대통령이 경제부총리와 수시로 소통하면서 직접 챙겨야 한다. 홍 후보자도 노무현정부 때에 이미 청와대에서 문재인 당시 민정수석과 함께 일한 경험이 있는 만큼 경제정책 기조 전환의 필요성을 가감 없이 보고하고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나아가 모든 경제정책을 책임진다는 자세로 혁신성장과 규제개혁, 그를 위한 국회 설득의 선봉에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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