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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대협에 “앵벌이·빨갱이” 폭언…법원 “지만원 유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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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재판부, 징역 8월·집행유예 2년 선고

“위안부 할머니 권익보호 활동하는데

반국가 활동단체로 표현해 명예훼손”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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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단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등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해 재판에 넘겨진 극우인사 지만원씨가 법원에서 유죄 판단을 받고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8단독 박현배 판사는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극우인사 지만원(77)씨에 대해 징역 8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아무개(76)씨에게는 징역 6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활동하는 피해자들을 위안부 할머니를 이용해 반국가 활동을 하는 단체로 표현함으로써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지씨가 명예훼손 관련 범행으로 여러 차례 처벌을 받았음에도 다시 범행을 저지른 점도 양형에 참작했다고 밝혔다.

지씨는 정대협과 윤미향 전 대표(현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에 관한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지난해 9월 기소됐다. 지씨는 2015년 12월30일 한 인터넷 매체에 ‘정대협이라는 붉은 단체에 끌려다닌 한심한 정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씨는 이 글에서 “위안부를 정치적으로 앵벌이로 삼은 사람들이 정대협이다. 이 정대협을 움직이는 간부들 대부분이 사상적으로 북한에 경도돼있다”, “자랑스럽지 않은 위안부 할머니들을 일본대사관 앞에 데려다 굿판을 벌이는 모습도 수치에 대한 개념조차 없는 빨갱이들의 부끄러운 놀음”이라고 적었다.

지씨는 또한 같은 날 다른 글에서 윤 전 대표를 두고 “그의 남편은 남매 간첩단 사건의 오빠다”, “윤미향은 평양도 다녀왔다”고 적었다. 윤미향 대표의 배우자 김삼석씨는 1993년 국가안전기획부가 조작한 이른바 ‘남매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징역형을 선고받았지만 2016년 재심을 통해 일부 무죄 판단을 받은 바 있다. 민사 소송을 통해 지난 7월 1억8천여만원의 국가 배상 책임도 인정받았다.

재판부는 지씨의 글이 허위 사실을 적시했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표의 방북은 정부 허가를 받은 것으로 이적활동이라 볼 수 없는 점 △정대협의 구성원이 국가보안법 폐지, 주한미군 철수 활동을 했더라도 민주주의 사회에서 할 수 있는 활동으로 반국가단체라고 볼 수 없다는 점 등이 판단에 고려됐다. 재판부는 지씨가 “확인된 사실인 양 단정적으로 글을 썼지만 그 글의 진실 여부를 확인하는 데 필요한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보면서 “지씨가 미필적으로라도 글의 허위성을 인식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우리 사회에서 단체나 개인이 북한과 연루돼있다고 인식되는 경우, 국가적·사회적으로 위험한 존재로 인식돼 사회의 평가가 저하되고 국가보안법에 따른 형사처벌의 위험성까지 부과된다”고 짚었다. 이어 “정대협과 같은 시민운동 단체는 도덕성과 공정성을 존립의 중요한 기초로 삼고 있는데 지씨의 글로 정대협이 마치 이적단체, 불법단체라는 의심을 자아내게 해 활동에 일정한 제약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기억연대)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법원의 판결을 환영한다는 뜻을 밝혔다. 정의기억연대는 “일본군 성노예 문제를 정치적으로 활용해 피해자들과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단체를 공격하는 것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음을 오늘 판결을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시민단체와 활동가들에 대한 근거없는 명예훼손이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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