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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예상대로’ 美 중간선거…한국 증시, 中 선택에 맡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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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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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하원 장악에도 무역정책 큰 변화 없을듯

- 中 “일방주의ㆍ보호무역 반대”외치며 결사항전 의지

- 합의 불발 시 한국 증기 하락 추세 지속 우려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후반부 정책 방향을 가늠할 미국 중간 선거가 예상대로 상ㆍ하원을 공화당과 민주당이 분점하는 형태로 끝났다.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트럼프 행정부보다 온건한 무역정책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핵심이익 측면에서는 궤를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무역전쟁의 향방과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은 미ㆍ중 정상회담을 앞둔 중국의 선택에 달렸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7일 미ㆍ중 무역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는 중국과 국내 증시는 중간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중간 선거 개표 결과가 공개된 이날 오후 오후 민주당이 공화당으로부터 하원의 30~35석 이상을 빼앗아 올 것이라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코스피 지수와 상해종합지수는 상승세를 타며 한때 전 거래일 대비 0.6~0.8% 상승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며 승리를 자축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외국인이 순매도세로 돌아서면서 양 지수 모두 전 거래일보다 0.5% 이상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시장은 당초 예상과 달리 민주당의 하원 승리에도 불구하고 미ㆍ중 무역전쟁이 종결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홍콩 언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간선거가 끝난 후에도 워싱턴에는 대중 매파가 주류를 이룰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단적인 예로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는 지난 3월 “미국 노동자와 상품을 수호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하라”고 백악관에 주문한 바 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주요 농업주와 러스트 벨트에서 대부분 공화당 후보가 승리한 것 역시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 공세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관세폭탄에 반대해 온 민주당 크레어 맥카스킬 상원의원은 미주리 주에서 의원직을 잃은 반면 관세 부과를 적극 지지한 공화당 마이크 보스트 상원의원은 일리노이 상원의원 자리를 지켰다.

블룸버그는 “미국 유권자들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계속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양원이 양분됐다는 점에서 트럼프 정책의 변화는 불가피하겠지만 미국 전역에서 초당적 카드로 탈바꿈한 미ㆍ중 무역전쟁은 중간 선거 이후에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글로벌 패권 경쟁이라는 본질에 변화가 없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국에 대한 지적재산권 보호와 기술이전 차단에 대해서는 민주당도 초당적으로 동의할 것“이라며 “지난 7~9월에 하원과 상원을 통과한 외국인 투자위험조사 현대화법(FIRRMA) 법안이 만장일치로 입법화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위대한 합의(great deal)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면서도 “합의를 이루지 못할 것은 267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가 기다리고 있다”며 압박을 가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중국 정부 역시 백기 투항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대미 협상을 총지휘하고 있는 왕치산 중국 부주석은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2018년 혁신경제포럼’ 연설에서 “중국은 대외 개방을 기본 정책으로 다자무역주의 체계를 확고히 지지하고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통화정책을 총괄하는 중국 인민은행의 마쥔 통화정책위원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위안화 포치(破七)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며 달러 당 7위안이 깨지더라도 무역전쟁으로 둔화될 수 있는 중국 내수 경기 부양에 집중할 것을 시사했다.

위안화 약세가 이어질 경우 강달러 기조가 강화되면서 한국 주식시장을 비롯한 신흥국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는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일혁 KB증권 연구원은 “미ㆍ중 무역협상 타결은 신흥시장에 중요한 요인”이라며 “G20 정상회의 이후 합의 가능성이 의미있게 높아지지 않으면 증시의 하락 추세를 되돌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미국과 극대극 대결을 벌일 경우 패배의 결과가 뻔한 게임에서 중국도 이제 전향적인 입장을 보일 때가 됐다고 분석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시 전문가는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장기화할 경우 무역수지 급감, 자본수지 이탈 등으로 인해 미래 성장동력을 잃고 말 것”이라며 “이 점을 간과하지 않는다면 중국도 어쩔 수 없이 분쟁 종식을 위한 협상안을 내놓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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