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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6 (월)

이란 제재후 유가 되레 `뚝`…WTI 7개월來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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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국의 대이란 원유 수출 제재가 시작됐지만 국제 원유 가격은 오히려 하락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62.21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0.89달러(1.4%) 하락했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시작된 5일 이후 이틀 연속 하락세이자 지난 4월 10일(배럴당 62.58달러) 이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도 전일 대비 1.04달러 내린 배럴당 72.13달러를 기록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처럼 미국의 이란 제재 충격이 약했던 것은 이란 제재가 예고돼 원유가 필요한 국가들이 미리 확보했기 때문이다. 또 주요 원유 생산국이 이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급량을 확대한 점도 유가 하락 원인으로 꼽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 원유 제재에 따른 공급량 축소를 우려한 시장 참여자들이 원유를 제재 전 미리 사들였다"며 "이 때문에 한 달 전 배럴당 86달러까지 치솟아 5년 만에 최곳값을 기록했던 브렌트유가 이후 15% 가까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이란 제재 전 유가 상승을 예상하고 미리 원유를 사들인 경우가 많아 막상 제재가 시행된 후에는 유가 수요가 줄어 가격이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이란 원유 수입 금지와 관련해 8개 국가에 대해 예외를 인정한 점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미국 원유 공급량이 기대치를 상회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이 공급량을 늘린 점도 영향을 줬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세계 3대 원유 생산국인 미국, 사우디, 러시아의 10월 원유 공급량 합계가 최초로 3300만배럴을 돌파했다. 이들 세 나라는 전 세계에 유통되는 원유의 3분의 1가량을 공급하고 있다.

다만 유가 하락세가 계속될지는 의문이다. 이란 제재 효과와 주요 산유국들 정책에 따라 유가가 오를 수 있는 여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FT에 따르면 FGE컨설턴트 분석가들은 4월 이란의 하루 평균 원유 생산량이 280만배럴이었지만 향후 6개월 안에 130만배럴로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라이언 훅 미국 국무부 대이란 특별대사는 추가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란 제재가 강화돼 이란 원유 공급이 줄어들면 시장 타격이 불가피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공급량 축소 여부도 지켜볼 요소다.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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