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 등으로 반 로하니 시위 벌어지다
트럼프 재재 부활하자 반미시위로 전환
유럽, 러시아 지원에 로하니 버티기 돌입
서방 은행,기업 탈출 규모가 생존의 변수
달러 모양의 현수막을 밟고 있는 이란 시위대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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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은 미국의 1차 제재 이후 리얄화 가치가 폭락하는 등 경제적 충격을 받고 있지만 역설적으로로하니 정권에 대한 반대 시위는 줄어들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핵 합의로 제재가 풀렸음에도 청년 실업률이 26%에 달하고 물가도 10%가량 오르는 등 경제 호황 조짐이 나타나지 않자 불만을 품은 이들은 올 초로하니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으며 대규모 반대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복원으로 반미 감정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로하니 대통령이 국내에서 정치적 입지를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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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은 이란에 대해 새 제재로 우리를 이길 수 없다"며 “이란과 무역하는 이들에게 미국의 압력은 일시적이지만 이란과의 관계는 영구적이라고 설득한다"고 말했다.
로하니 대통령이 믿는 구석은 우선 유럽이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이 주도해 유럽은 핵 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이란과의 금융 거래를 계속 하기 위한 특수 장치를 만들었다. 이란 정치인 모스타파타자데는 “유럽의 조치가 로하니 정부의 신뢰성을 높여줬고 로하니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FT에 말했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도 미국의 제재와 상관없이 이란산 석유를 구매해 제3국에 판매하는 거래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란과의 거래량을 늘릴지 여부에 대해선 제재가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보겠다고 했다. 중국도 이란의 원유를 수입하는 주요 원군이다.
이란에서 벌어진 반미 시위 [EPA=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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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등에 따르면 4일 이란 수도 테헤란의 옛 미국 대사관 건물 앞에선 수천 명의 시위대가 “미국에 죽음을"이란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참가자들은 트럼프 미 대통령의 사진과 성조기를 불태웠다. 이란에선 1979년 이슬람 혁명 당시 이란 대학생들이 미 대사관을 점거하고 외교관과 직원 52명을 인질로 잡은 채 444일간 농성을 벌였는데, 매년 이를 기념하는 집회가 열린다. 올해는 미국의 제재 부활로 반미 정서가 확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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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부가 제재 위반 기업이나 기관에 대해 공격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해 유럽이 실제 이란에 도움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BBC는 진단했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8개 국가에 대한 원유 금수 예외 조치가 끝난 이후 이란은 생존 역량을 증명해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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