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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단독]“김성수, 꼭 사형시켜주세요”…강서 PC방 사건, 피해자 친구들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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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친구들, 김성수 가족 강서구 떠났으면

웃음 많고 활발했던 녀석…왜 하필 내 친구일까

10대 시절부터 모델 꿈…모델 선발 대회 앞두고 참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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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가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PC방 아르바이트생을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김성수 씨가 22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공주 치료감호소로 가기 위해 경찰서를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김 씨는 이곳에서 길게는 한 달간 정신감정을 받는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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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김성수, 꼭 사형 받았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안되겠죠? 한국은 이제 사형 없잖아요”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피해자 신 모(21) 씨의 친구 김 모(21) 씨는 24일 오후 ‘아시아경제’ 취재진과 만나 이렇게 토로했다.

그는 대화 중 문득 한숨을 쉬며 고개를 푹 숙이곤 했다. 피해자인 신 씨 친구가 언론 인터뷰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피해자 신 씨는 지난 14일 손님으로 왔던 김성수(29)가 무차별 휘두른 흉기에 목숨을 잃었다.

김 씨의 잔혹한 범행 수법이 알려지면서 그를 담당했던 의사는 의료법 위반 논란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분노한다.”며 신 씨의 피해 사실을 공개했다.

그가 공개한 내용을 보면 김 씨의 칼은 목과 오로지 얼굴에만 집중적으로 향했다.

이 가운데 김 씨가 우울증을 앓아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심신미약 감형’ 반대 청원을 올렸다. 이 청원은 지난 23일 100만 동의를 넘어서면서 역대 최다 기록을 달성했다. 25일 오전 기준 106만5,542명의 동의를 받은 상태다.

특히 가해자의 결정적인 살해 계기인 게임 비용 1,000원을 돌려받지 못했다는 사실에 “나만 바보 됐구나”라고 진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신 씨의 추모 공간에는 그전에는 안보이던 천 원권 지폐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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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의 한 PC방에서 벌어진 살인사건을 추모하는 공간에 ‘천원권 지폐’가 놓여져 있다. 가해자 김성수(29)씨는 앞서 경찰에서 “게임비 1,000원 환불을 돌려 받지 못하자 나만 바보됐구나”라고 진술한 바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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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머리가 멍했습니다. 왜 내 친구였을까...아니 다른 사람은 아닐까, 왜 내 친구지….”

피해자 신 씨의 친구는 친구의 사고 소식을 들었던 당시를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사건이 벌어지던 당일에는 일 때문에 부산에 있었다면서 서울에 올라와 친구의 소식을 접했다고 설명했다.

신 씨와 그는 고교시절부터 친구였다. 그는 신 씨 성격에 대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잘 웃고 성격도 좋은 그런 친구였다”면서 “그때부터 모델을 하고 싶다며 교실에서 모델처럼 걷고 그랬다”고 말했다.

김 씨는 20살 때 잠시 신 씨와 아르바이트(이하 알바)도 함께 했다면서 “편의점에서 함께 라면도 나눠먹었었다”면서 “그때는 돈 있는 녀석이 한번에 계산하고, 다음에는 친구(신 씨)가 계산하고 그랬었다”며 옅은 미소를 보였다.

김 씨는 당시 한 가지 떠오르는 추억이 있다면서 “알바 할 때 내가 좀 적당히 일하면 친구가 일을 더 해주고, 반대로 친구가 좀 적당히 일하면 내가 더 해주고 그렇게 서로 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 씨의 꿈이었던 모델 일에 대해서는 “친구는 알바를 하면서도 자기는 꼭 모델이 될 거다”라고 말했다며 “그 일이 일어나기 전에 친구는 모델 선발 대회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꽃도 피어보지 못했는데, 너무 안타깝다”면서 잠시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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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가해자 김성수(29)씨의 심신미약 감형을 반대하는 청원은 25일 오전 기준 106만7,952명의 동의를 받았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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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중 그는 “혹시 청와대 국민청원 지금 몇이죠?”라고 물었다. 이에 취재진이 “지난 23일 100만을 넘어섰고 이는 역대 최다 기록이며 앞으로도 이런 국민적 동의는 없을 것 같다”고 답하자 “그럼 사형할 수 있나요…. 그래도 안 되겠죠?”라며 한숨을 쉬었다.

그는 “지금 우리(피해자 친구들)는 김성수가 꼭 사형되길 원하고 있다”면서 “그런데 한국에서는 사형 그런 거 실제로는 집행 안 하잖아요”라고 말했다.

10분 정도 대화가 끊긴 뒤 다시 입을 연 그는 “솔직히 지금 피해자 친구들 단체 대화방이 있는데, 다들 너무 화가 난 상태다. 어떻게 그렇게 끔찍한 범행을 저지를 수 있냐”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정말 이건 사람이 할 짓이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일 사형이 안 된다면 무기징역이나 최대한 고통스럽게 (김성수의)인생을 끝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범 논란이 있는 김성수의 동생에 대해서는 “(사건이 일어난) 강서구를 떠났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김성수의 동생이 아직 공범 의혹에 있지만, 사건에 개입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용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몇 번이고 언론에 공개된 CCTV 영상을 돌려봤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길에서 마주치면 어떻게 될지 모를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어 “친구가 그렇게 될 때 그날 마지막 근무였다….”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또 김성수의 어머니가 한 매체를 통해 공범 의혹을 받는 동생과 관련해 “안 한 일까지 했다고 하면 어떻게 하냐”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두 명을 잃기 싫은 것”에 불과하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친구들 심정은 “우리도 우울증에 걸려서 김성수를 그렇게 만들면, 심신미약 인정받아서 감형되겠지?..이런 분노에 가득 차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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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오전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 앞 흉기 살인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아르바이트생을 추모하는 공간에 추모하는 국화와 쪽지가 놓여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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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신 씨와 가장 친한 친구가 있다면서 이 친구는 사건 발생 직후, 인근 술집에서 엄청 울었다. 말 그대로 오열했다”면서 “그렇게 목 놓아 울면서 너무 보고싶다. 너무 보고싶다”며 울었다고 말했다.

김 씨는 마지막으로 취재진에게 꼭 당부의 말을 하고 싶다면서 “이 사건을 사람들이 잊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신 씨를 추모하는 공간에는 피해자 신 씨 친구들이 바라듯 수 많은 시민이 찾아와 고인을 애도하고 있었다. 인근 한 상인은 “고인을 애도하는 시민들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메모를 통한 고인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추모는 물론 20대 초반 젊은 세대들이 좋아할 법한 각종 과자와 음식 등도 추모 공간 위에 올라왔다.

한편 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강서경찰서는 자체진상조사단을 마련해 각종 의혹에 대해 수사를 하고 있다. 동생 공범 의혹에 대해서는 거짓말탐지기 등을 동원해 사실관계 등을 밝힐 예정이다.

피의자 김 씨는 지난 22일 정신감정을 받기 위해 충남 공주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로 이송됐다. 이날 이송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김 씨는 동생에 대해 “공범이 아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어 피해자 가족에게 “제가 잘못을 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제가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호송차에 올라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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