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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술·담배 함께하면 자살위험 최대 256배까지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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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과 기분장애, 자살위험 사이에 병태생리학적 연관성 밀접한 것으로 드러나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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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자가 평소 음주량이 과도하기까지 하면, 자살위험이 최대 256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명지 연세대 원주의대 예방의학교실 박사과정 연구팀은 2013∼2015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만1,654명(남 9,729명, 여 1만1,925명)을 대상으로 음주와 흡연을 병행할 때 자살위험에 미친 영향의 분석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연구팀은 세계보건기구(WHO)의 ‘알코올 사용장애 선별검사’(AUDIT)를 통해 조사 대상자의 음주 상태를 평가했다. 이 선별검사에서 8점 이상이면 문제 있는 음주 습관으로, 16점 이상은 치료가 필요한 고위험 음주로 간주한다.

논문에 따르면, 남성은 현재 흡연 중이면서 오디트 점수가 20점 이상이면 흡연과 음주를 하지 않는 사람에 견줘 자살 생각 위험이 83.7배나 더 높았으며, 자살 계획을 세우는 위험은 현재 흡연 중이고 오디트 점수가 20점 이상인 경우 121.5배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자살을 시도할 위험은 현재 흡연 중이고 오디트 점수가 만취 상태 이전에 해당하는, 16∼19점일 때 256.3배로 가장 높았다. 여성의 경우에도, 흡연 중이고, 오디트 점수가 20점 이상일 때 자살 생각 위험이 21.9배였으며, 자살 계획 위험은 같은 조건에서 19.3배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 시도는 흡연 경험이 있으면서 오디트 점수가 8∼15일 때 104.6배로 가장 위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동일하게 술을 마시더라도 현재 담배를 피우는지가 자살위험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음주량을 나타내는 오디트 점수가 같은 경우, 과거 흡연자보다 현재 흡연자 그룹의 자살위험이 더 커지는 특징이 남녀 모두에서 관찰됐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정명지씨는 “흡연은 알코올 중독 위험을 높이고, 자살에 대한 독립적인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라며 “그 메커니즘은 명확하지 않지만 흡연과 기분장애, 자살위험 사이에 병태생리학적인 관련성이 밀접하다고 여겨지는 만큼 평소 음주와 흡연을 병행하지 않는 게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이 연구결과는 세계기분장애학회가 발행하는 공식 국제학술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최신호에 게재됐다.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희망의 전화, 생명의 전화, 청소년 전화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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