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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중국의 한국인 2018] “중국 비즈니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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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비즈니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입니다.”

중국에서 일할 때는 ‘중국식’으로 해야 한다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과연 중국식 비즈니스라는 것은 어떤 것을 의미할까? 오늘 23일 열린 <중국의 한국인 2018> 콘퍼런스에서는 중국에서 다양한 비즈니스 경험을 가진 세 연사가 ‘중국과 비즈니스 하기’라는 주제로 패널토론을 나눴다.

15년 간 중국에서 유통 사업을 이끈 남기범 H1 대표, 과거 중국 진출 스타트업 지원 업무를 담당했던 최시훈 LG생활건강 대리, 치후360을 거쳐 현재 베스핀글로벌차이나에서 일하고 있는 최예름 팀장이 토론에 참여했다. 17년의 중국 사업 경험을 가지고 있는 안준한 아도바이사회 의장이 진행을 맡았다. 토론 전문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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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기업의 경우 중국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경우가 있지만, 스타트업은 입장이 다르다. 한국 스타트업이 중국에 가서 자신들을 설명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데 이러한 어려움을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최시훈 LG생활건강 대리 (이하 최시훈 대리) : LG생활건강에 오기 전 중국 역직구 스타트업에서 넉 달 정도 일했다. 짧게 일하고 그만둔 이유는 스타트업에 소속되어 중국 비즈니스를 하기가 너무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스타트업으로서 중국 시장에 들어가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너무 큰 시장이 아니라 자신이 돋보일 수 있는 작은 시장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확실히 강점이 있다는 것을 어필해야 한다. 열 명을 먼저 설득하고, 그다음 백 명을 확보해나가는 것이 순서다. 한국의 경쟁력과 차별점을 중국에서 어떻게 뾰족하게 드러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자.

몇 년 전까지만 해도 K뷰티 붐이 일면서, 한국 화장품이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시장의 변화에 따라 이제는 한국 브랜드라는 이유만으로 중국에 진입하기는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 시점에서 효과적인 중국 시장 접근법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보나.

남기범 H1 대표(이하 남기범 대표) : 과거 중국의 온라인 상거래 플랫폼들이 성장하는 시기에는, 거기에 올릴 브랜드가 필요했다. 그러다 보니 그 플랫폼들이 직접 물건을 사입해가고 내 브랜드를 대신 마케팅까지 해줬다. 한국 브랜드 입장에서는 그 플랫폼에게 간택 당하기만 하면, 중국 진출이 어렵지 않았다. 그것이 2010년 초반의 이야기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중국 소비자들의 성격도 바뀌고 플랫폼도 발전했다. 플랫폼은 이미 전 세계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고 소비자의 소득 수준은 향상됐다. 브랜드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던 과거에는 플랫폼이 소개해주는 제품을 믿고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이제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에 대해 빠삭하기 때문에 굳이 플랫폼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이제 소비자들은 모두에게 좋은 제품이 아니라, 나에게 잘 맞는 제품이 무엇인지를 더 궁금해한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유통산업에서도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해졌다. 최근에는 웨이상, 타오바오 점포를 통해 제품이 자신에게 맞는지 질문하면 답변해주는 시스템이 발달하고 있다. 타오바오는 한국의 소셜커머스와는 성격이 다르다. 타오바오 상점은 개인이 운영하는 것이지만, 그 점포 스스로의 팬덤과 팔로워를 가지고 있다.

중국 유통 전문가로서 한국과 중국의 유통 사업의 차이점을 말씀해달라.

남기범 대표: 한국에서는 IT 사업을 했고, 지금 중국에선 유통 사업을 하고 있다. 두 국가에서 사업을 하면서 느낀 것은, 한국은 파이 자체가 작기 때문에 서로가 뺏어 먹어야 하는 구조라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파이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크기 때문에, 서로 같은 분야에서 파이를 키워도 아직 너무 많은 일이 남아있다. 중국에서 동종업계 사람들을 만나며 처음에는 한국인 마인드로 모두가 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르고 나니 이들도 내 편이 될 수 있고, 함께 파이를 키워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하게 됐다.

중국 비즈니스에서 꽌시(관계)가 중요하다는 말을 숱하게 들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최예름 베스핀글로벌차이나 팀장 (이하 최예름 팀장) : 처음엔 꽌시가 그렇게 중요한가? 생각했는데, 정말 중요하긴 하더라. 하지만 내가 계획적으로 꽌시를 만들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과거 중국 직장에서 알게 된 동료들이 있었는데, 그들을 통해서 지금 회사 일을 할 때도 새로운 업체들을 소개받고 있다. 따라서 무조건 만들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진 인맥을 잘 다지는 것에서 시작된다고 말하고 싶다.

남기범 대표 :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중국이어서 특별히 꽌시가 중요하다기보다는 모든 사업이 사람과 사람이 만나 관계를 쌓는 것 아니겠는가. 오히려 한국에서 사업하면서 했던 영업 활동들을 중국에서는 15년 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한국에서 IT 사업을 할 때는 상대 업체에 선물하기도 하고, 다양한 노력을 했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오히려 물질적인 것보다는 실제적인 도움을 주려고 했다. 직장인이라면 승진할 수 있도록 노하우를 전수해주거나, 상대 업체라면 그 회사가 우리 덕에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도록 노력했다. 그 때 쌓았던 관계들이 사업을 하면서 위기를 겪을 때 도움이 많이 됐다.

최시훈 대리 : 사실 꽌시라는 말 자체가 중국 현지에서 그렇게 자주 들을 수 없는 단어다. 한국에서 유난히 부각된 용어다. 사업하다 보면 사실 일이 잘 안될 때가 많지 않나. 중국 사람들은 그런 껄끄러운 관계에서도 서로 경계하지 않고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고 관계를 이어간다. 이 부분은 외국인으로서 배울 만 하다고 생각한다. 중국에서는 정말 마무리가 중요하다. 중국은 직장인들의 근속연수 짧아서 보통 2, 3년이고 길어도 5년이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협업이 잘 풀리지 않았더라도, 잘 마무리를 해놔야 향후 도움을 받거나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 비즈니스를 할 때 가장 중요한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최시훈 대리 : 중국식으로, 현지식으로 모든 걸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내 마인드 자체가 중국화 되어야 한다.

남기범 대표 : 결국 사람이다.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나도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

최예름 팀장 : 나도 동의한다. 결국 사람이다. 사람을 믿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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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새롬(sr.jung@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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