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으로 영역 확장하는 산업 로봇
현대·기아차 미 공장에 ‘의자 로봇’
착용 땐 앉은 자세 힘 80% 덜어줘
한화·두산·LG 등 ‘협업 로봇’ 선봬
“작업 안전·능률에 경쟁력도 강화”
‘의자형 착용로봇’을 착용한 채 조업 중인 현대차 직원들. [사진 현대차그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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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이 인간을 돕는 산업용 로봇 기술 확보에 직접 뛰어드는 추세다. 현대차그룹은 22일 “산업용 웨어러블 로봇을 본격 개발한다”고 밝혔다. 지난 2월엔 전략기술본부 산하에 로보틱스팀도 설치했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과 기아차 조지아 공장에서 시범 운영 중인 의자형 착용로봇은 로보틱스팀이 개발한 첫 작품이다. 현대차는 미국 시범 운영을 통해 현장 근로자 반응을 확인하고 보완점을 개선한 뒤, 이르면 2020년 초 국내 공장에도 이를 도입할 예정이다.
인간과 ‘2인 3각’으로 조업하는 로봇(협업로봇) 개발에 뛰어든 기업도 있다. 한화정밀기계는 지난해 3월 국내 최초 협업로봇을 출시했고, 올해 이를 전문적으로 제조하는 합자법인을 싱가포르에 설립했다. 두산로보틱스도 올해부터 경기도 수원시 고색동 수원일반산업단지에서 생산한 협업로봇의 양산 판매에 돌입했다.
제조 기업이 로봇에 관심을 갖는 건 생산현장 근로자가 로봇을 통해 안전을 확보하면서 기존에 하기 힘들었던 업무까지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웨어러블 로봇은 근로자의 신체 능력을 강화하거나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의자형 착용로봇은 하반신 근육을 20%만 쓰면서 ‘얼차려’ 자세인 ‘투명 의자’ 자세로 작업할 수 있게 돕는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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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도 지난 8월 국제가전박람회(IFA)에서 하체 근력을 지원하는 로봇(LG 클로이 수트봇)을 선보였다. 바지처럼 덧입으면 적은 힘으로 무거운 짐을 옮길 수 있게 허리와 다리를 받쳐주는 웨어러블 로봇이다. 이런 제조용 로봇은 외골격(Exoskeleton) 로봇의 일종이다. 원래는 의료용 기기(재활보조)였지만 산업 현장 도입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은 기존 숙련공이 하던 업무의 상당 부분을 보조한다. 예컨대 도장이 끝난 차량 표면이 완벽하게 균일한지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두산로보틱스가 개발한 로봇은 작업자가 먼저 가볍게 차량 휠 볼트를 가조립해 두면 로봇이 볼트 조립을 최종 마무리한다. [사진 두산로보틱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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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덩치가 큰 공장 자동화용 로봇을 투입했던 제조 기업은 소형 로봇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추세다. 기존 산업용 로봇이 넓은 공간에서 큰 부품을 조립·가공했다면 소형 로봇은 좁은 공간에서 작은 부품을 조립하거나 가공할 수 있다. 경기도 평택 자동차 부품 기업 서원전자는 한화정밀기계의 로봇을 활용한다. 헤드램프를 헤드램프 케이스에 부착할 때 인간의 손이 닿기 어려운 나사 조립 공정을 로봇이 대신한다.
이주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외골격 로봇을 조립 라인에 투입하면 작업 성과를 계량화하고 노동강도를 완화할 수 있다”며 “이는 생산 품질을 높여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들은 공장뿐 아니라 공장 밖에서도 다양한 로봇 시장을 개척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연말까지 계열사(해비치호텔앤드리조트)에서 자체 개발한 호텔 서비스 로봇을 선보인다. 또 내년부터 현대차 매장에 차량별 특·장점을 설명하는 판매서비스 로봇을 배치할 예정이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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