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트럼프, 조만간 INF 파기 확정”…미·러 갈등 격화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냉전시대에 옛소련과 체결한 ‘중거리 핵무기 폐기 조약(INF)’을 파기할 예정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INF의 충실한 이행을 놓고 갈등을 벌여온 가운데 미국이 INF를 파기할 경우 양국 간 갈등이 국가 간 군비 경쟁으로 번질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이달 22~23일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INF 파기 방침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라고 NYT에 밝혔다.

미 관리들은 볼턴 보좌관이 INF 파기를 적극 추진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INF 폐지를 확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 경우 미국이 주요 핵군축조약에서 이탈하는 첫 사례가 된다. 다만 볼턴 보좌관은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정부 관계자와 INF와 관련한 막판 협상을 벌일 예정이어서 실제 파기 통보는 일시적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NF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서명한 조약이다. 이 조약은 사거리 500~5500㎞의 중·단거리 탄도·순항미사일의 생산과 시험, 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냉전 시대를 종식한 중요한 역사적 협약으로 꼽힌다.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가 INF를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미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러시아가 유럽을 향해 핵 공격이 가능한 미사일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는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미국의 주장을 부인해왔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연이어 ‘INF 파기’ 카드를 거론하며 러시아를 압박했다. 앞서 케이 베일리 허치슨 나토 주재 미국대사와 로버트 우드 미국 제네바대표부 군축담당 대사는 이달 초 INF 파기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와 관련, NYT는 "실제로 미국이 INF를 파기할 경우 미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중국까지 합세한 군비 확충 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선목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