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개발 분할이 한국GM의 철수와 관련이 있는지는 현재로선 단정하기 힘들다. 노조는 연구개발 부문이 떨어져 나간 생산공장을 축소·폐쇄하겠다는 것이라고 하지만, 회사 측은 연구개발 경쟁력을 높이려는 조치라고 한다. 하지만 경영 정상화 합의서에 매년 일정 규모 이상을 10년간 투자하도록 한 조항이 있는 만큼 당장 공장 축소·폐쇄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문제는 한국GM이 지금 같은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개선하지 못하는 한 비슷한 사태는 계속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임금은 높은데 생산성은 떨어지고, 강성 노조는 투쟁을 밥 먹듯 하는데 GM이 떠나고 싶은 유혹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누적 적자에 시달리는 한국GM은 올해도 1조원대 거액 적자가 불가피하다. 고강도 구조조정과 노조의 변화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GM은 끊임없이 한국 내 사업 축소를 시도할 것이다.
산은이 한국GM에 대한 경영 감시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지난봄 협상 당시 정부와 산은은 고용 유지에 급급해 시종 GM 측에 끌려 다녔다. 산은 회장은 "5000억원 쓰고 10만개 일자리를 5년 유지하면 나쁜 장사가 아니다"라며 협상 패를 보여주기까지 했다. 세금 8000억원을 쓰고 10년간 10만명의 일자리를 보장받았다더니 5개월도 못 가 삐걱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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