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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수연 PD의 방송 이야기] '가성비 甲' 비디오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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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이수연 TV조선 시사제작부 PD


얼마 전 인터넷 뉴스팀 동료가 메신저를 보내왔다. "어디 괜찮은 사람 없을까?" 급히 인터넷 방송 전문 VJ(Video Journalist·비디오카메라를 사용해서 혼자서 영상보도 자료를 제작하는 사람)를 공개 채용하니 주변 사람들에게 지원을 독려해 달란 소리다. 얼마 전에 VJ를 뽑은 거 같은데 또 사람을 구한다니, 확실히 '뜨는 분야'가 맞긴 맞나 보다.

어느 시대나 각 분야의 대세 직종이 있다. 필자가 방송 생활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PD, 기자, 방송작가 등이 대표적인 방송 직종이었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 방송이 인기를 끌며 VJ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기존 방송사들이 인터넷 방송으로 눈을 돌리면서, 혼자서 기획·촬영·편집이 가능한 전문 VJ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방송사가 인터넷 방송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먼저 정규 방송되는 프로그램을 광고만 제외하고 통째로 인터넷에 올리는 것, 둘째는 프로그램을 2~3분으로 잘게 쪼개 하이라이트만 올리는 것, 마지막으로 아예 새로운 콘텐츠를 제작해 올리는 것이다. 이 중 마지막 방법에서 주로 VJ들의 솜씨가 발휘된다. 틀이 잡힌 정규 프로그램이라도 이들의 손을 거치면 전혀 새로운 느낌의 인터넷 영상물이 탄생한다. 가령 특정 출연자의 표정만 쭉 연결해 "지금 저 출연자 심리가 이러저러하다"는 식의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 수도 있고, 자투리 영상만을 엮어서 '감독판'을 제작할 수도 있다. 사전 제작하는 관찰 예능이나 드라마는 방송되지 않는 촬영 분량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이들만 재활용해도 셀 수 없이 다양한 영상이 탄생할 수 있다. 시쳇말로 '가성비 갑' 크리에이터(creator)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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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도 인터넷 방송에선 색다른 제작물이 가능하다. '1분 30초' 리포트 시간에 맞추려고 누락된 내용들을 인터넷 방송에선 제약 없이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긴 CCTV 영상도 자막과 효과를 넣어 친절히 설명할 수 있고, 인터뷰도 충분히 살릴 수 있다.

수요가 폭발적이니 방송사들은 앞으로도 인터넷 사업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VJ나 PD의 인기도 당분간 계속될 것이다. 시대의 대세 직종을 눈여겨볼 만하다.





[이수연 TV조선 시사제작부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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